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오는 25일 시장 재분류를 앞두고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외환시장 개방성과 외국인 투자 접근성에 여전히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한국이 이번에도 선진국지수(DM) 편입 첫 단추인 워치리스트(관찰대상국)에 등재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MSCI는 19일(현지시간) '2025 글로벌 시장 접근성 평가 리뷰'를 공개했다. 이번 평가는 25일 발표될 지수 재분류 결과의 사전 지표로 해석된다. 현재 한국은 신흥국지수(EM)으로 분류돼있다.
MSCI에 따르면, 한국은 총 18개 정량 평가 항목 중 6개에서 '마이너스' 평가를 받았다. 마이너스는 개선이 필요한 사안을 의미한다. 지난해보다 마이너스 평가를 받은 항목이 하나 줄었는데 공매도 관련 항목이 '플러스'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MSCI는 "2025년 3월 한국의 모든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가 해제됐다"며 "이 규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를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마이너스 평가를 받은 항목은 △외환시장 개방성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절차 △정보 접근성 △결제·청산 시스템 △자산 이동의 자유도 △투자 수단의 다양성 등이다.
MSCI는 한국 정부가 등록 외국 기관투자자(RFI)의 외환시장 참여 허용, 거래시간 연장 등 개혁 조치를 시행한 점은 긍정적으로 언급했지만, 전반적으로 접근성 개선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상장사의 영문 공시가 원활하지 않고, '선 배당액 확정 후 배당기준일 공시' 제도를 도입한 이후에도 많은 기업들이 배당 절차 개선에 소극적인 점을 문제로 삼았다.
이외에도 거래소 지수 데이터 사용 제한, 외국인 투자자의 옴니버스 계좌 활용의 복잡성 등이 개선 과제로 꼽혔다.
이 같은 평가는 지난해 시장 분류 재검토 당시와 큰 차이가 없다. 당시에도 MSCI는 한국 정부의 제도 개선 노력은 인정하면서도 이행성과가 뚜렷하지 않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소 실망스러운 평가 결과에 증권가에서는 10년 만의 워치리스트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분위기다. 한국은 2008년 DM 워치리스트에 등재됐지만, DM에 편입되지 못했고 결국 2014년 리스트에서도 제외됐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번에도 워치리스트 등재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해제만으로는 워치리스트 등재 근거가 부족하다"며 "2023년 기획재정부의 외환시장 개혁 발표 이후 새로운 조치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 정책이 나와도 기업들의 실행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올해 워치리스트 등재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도 "마이너스 평가 항목이 줄긴 했지만, 과거부터 지적받은 핵심 이슈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외환시장, 외국인 투자 시스템, 지수 사용권 관련 제도 개선은 여전히 미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시간 내 해결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워치리스트 등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성 평가가 작년보다 긍정적으로 바뀐 건 맞지만, 정량적 평가는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았다"면서도 "선진국 지수 편입은 어렵겠지만 워치리스트 탈락 사유로 보기엔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염 연구원은 "과거에도 한국과 대만이 선진국 편입 후보로 올라간 적이 있었고, 이번 정도의 개선 속도라면 워치리스트 등재는 가능하다는 의미"라며 "최근 MSCI가 워치리스트 등재에 엄격해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