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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워치]골프웨어 크리스에프앤씨, 프리미엄 받고도 눈물의 손절

  • 2026.03.09(월) 09:00

온타이드 지분 40%, 386억원 받고 약진통상에 매각
보통주 167% 프리미엄 받았지만 취득가 대비 손절매
OEM 업황 급랭에 실적 급락, 매출 줄고 적자 전환
장내매수·FI 지분 정리하며 500억 투자...100억대 손실

골프웨어 전문 코스닥 상장사 크리스에프앤씨가 코스피 상장 의류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전문업체 온타이드 지분을 3년여 만에 손절했다.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보해 공급망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었지만, 업황 악화로 기업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인수 이후 장내 매수와 재무적투자자(FI) 지분 취득까지 이어지며 약 500억원 가까운 자금을 투입했지만, 결과적으로는 100억원대 손실을 떠안게 됐다.크리스에프앤씨, 온타이드 387억에 매각

크리스에프앤씨는 지난 4일 보유 중인 온타이드 경영권 지분 전량(40.16%)을 약진통상에 넘기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보통주 2245만9094주(29.27%)와 상환전환우선주(RCPS) 835만730주(10.88%)다. 총 매각 대금은 387억원이다.

전체 매각대금 가운데 약 80%에 해당하는 310억원이 계약 당일 납입됐고, 주식 이전 절차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온타이드의 최대주주는 약 4년 만에 크리스에프앤씨에서 약진통상으로 변경됐다. 잔금 77억원은 오는 27일 납입 예정이다.

표면적인 매각 조건만 놓고 보면 경영권 프리미엄은 상당한 수준이다. 보통주의 양수도 단가는 주당 1340원으로 코스피 상장사인 온타이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종가(501원) 대비 약 167.5%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RCPS 역시 주당 1025원으로 시장 가격 대비 두 배 수준에서 거래됐다.

시너지 노리고 인수했는데…실적 저조했던 온타이드

그러나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에도 투자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이다. 크리스에프앤씨가 인수한 이후로 온타이드의 주가가 많이 떨어진 탓에 결과적으로는 원금 회수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회사의 인연은 2022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핑(PING), 팬텀(PHANTOM), 파리게이츠(PEARLY GATES) 등 골프웨어 브랜드를 앞세워 국내 시장 1위를 유지하던 크리스에프앤씨는 제조 역량 내재화를 위해 니트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온타이드(당시 국동)을 인수했다.

크리스에프앤씨가 기대한 핵심 시너지는 온타이드가 보유한 글로벌 생산 거점이었다. 온타이드는 인도네시아와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운영하며 나이키(Nike), H&M 등 글로벌 패션 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있었다.

온타이드 인수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도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확보하면서 원가 경쟁력을 강화는 것이 크리스에프앤씨의 복안이었다. 같은 시기 이탈리아 스포츠 브랜드 ‘하이드로겐’을 인수하며 해외 사업 확장을 추진하던 상황에서 온타이드는 밸류체인의 마지막 퍼즐로 여겨졌다.

당시 크리스에프앤씨는 온타이드의 전 최대주주 다와이홀딩스로부터 지분 21.82%를 340억원에 취득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주당 인수 가격은 2822원이었다. 경영권 확보 이후에는 56억원 규모의 우선주를 추가 인수하며 운영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 여파로 의류 OEM 업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온타이드 실적도 빠르게 꺾였다.

실제 온타이드의 경영 지표는 크리스에프앤씨가 경영권을 잡은 2022년을 정점으로 매년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22년 매출 3299억원, 영업이익 170억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매출은 2000억원대 초반으로 줄었고 영업손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잠정 실적 기준으로도 매출 2315억원, 영업손실 19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 회복이 지연됐다.

실적 부진에 주가도 내리막길, 손실 감수

실적 부진은 주가으로 옮겨갔다. 온타이드 주가는 2023년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400~500원대까지 밀리는 등 역사적 저점을 형성했다.

주가 하락 국면에서 크리스에프앤씨는 이례적인 장내매수에 나섰다. 2024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총 15차례에 걸쳐 약 312만9577주를 추가 매집했다. 평균 매입 단가는 약 515원 수준으로 초기 취득 단가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 가격이었다. 경영권 매각을 염두에 두고 전체 보유 지분의 평균 취득 단가를 낮추려는 재무적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매각 협상을 앞두고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을 정리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지난해 12월 ‘아트만-JB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가 보유하고 있던 RCPS를 전량 인수했다. 이를 통해 경영권 지분을 단일 창구로 정리하면서 원매자와의 협상에서 통매각 구조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최종 성적표는 손실이다. 크리스에프앤씨가 초기 지분 인수와 장내매수, FI 지분 인수 등에 투입한 총 투자금은 약 497억원에 달한다. 반면 이번 매각을 통해 회수한 금액은 약 387억원에 그쳤다. 약 4년간의 투자 끝에 111억원의 손실을 본 셈이다.

크리스에프앤씨 관계자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온타이드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며 "운영을 하는 동안 주가가 많이 빠졌는데, 현재 500원 수준으로 주가가 형성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괜찮은 가격에 매각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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