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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51% 쌓아둔 신영증권, 다가오는 6월 주총 선택은

  • 2026.04.22(수) 10:30

자사주 소각보다 예외 선택 많아, 상법 취지 훼손 지적
이정문 의원, 예외 적용 않도록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
3월결산 신영증권 6월에 정기주총 앞두고 선택 주목

자기주식 의무소각 규정의 '예외를 배제'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지난달 자사주 의무소각법 시행 직후 상장사들의 주주총회에서 소각 예외적용이 급증하면서 주주가치 제고라는 정책 효과에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21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상장법인에 자사주 예외사유를 적용하지 않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지난달 6일부터 시행중인 개정 상법은 주식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한 날부터 1년 이내에 소각하고, 이미 보유한 자사주도 1년 6개월 이내에 소각하도록 의무화했다. 다만, 임직원 보상과 조직개편, 정관에 명시한 경영상의 목적 등에 사용하는 경우 매년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아 계속 보유나 처분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이정문 의원은 "개정 상법 시행 이후 다수의 상장회사가 정기 주총에서 예외사유를 근거로 정관을 변경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활용 계획이 없음에도 선제적으로 정관을 변경하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예외조항이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광범위하게 정의하고 있어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제도가 사실상 무력화되고 상법개정의 본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입법 취지를 전했다.

실제로 경제개혁연구소가 상법 개정 후 상장사들의 자사주 보유처분계획 현황을 검토한 결과 자사주를 소각하기 보단 예외를 선택한 상장사가 훨씬 많았다.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는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268개사가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 중 소각계획을 밝힌 곳은 24.8%인 65개사(소각계획+예외적용 포함)에 그쳤다.

반면 전체의 79.8%인 209개사가 임직원 보상에 활용한다고 밝혔고, 14.9%에 해당하는 39개사는 경영상 목적으로 자사주를 활용하기로 했다. 다수의 상장사들이 상법상 예외를 적용해 자사주를 일부 또는 전량 소각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자사주 소각 예외규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주총에서 자사주 보유처분계획 승인이나 정관상의 근거를 마련해야 하는데, 해당 안건이 주총에서 부결된 사례는 한 곳도 없었다.

노종화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주총에서 정관변경이 부결된 사례가 전무했다는 사실에서 보듯, 현실적으로 소수주주가 주주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자사주 활용을 주총에서 부결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회사가 자발적으로 상법의 취지를 존중하고자 노력하지 않는다면 상법 개정 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6월 주총 여는 신영증권의 선택은

자사주 소각 의무의 예외규정을 배제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아직 주총을 열지 않은 상장사의 대응에도 눈길이 쏠린다. 자사주 비중이 절반이 넘어 상장사 중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히는 신영증권도 3월말 결산법인으로 오는 6월에 주총을 연다.

신영증권은 1994년 처음 자사주를 매입하기 시작했고, 주가부양을 목적으로 30년 넘게 꾸준히 자사주를 사들였다. 하지만 단 한번도 소각한 적은 없다. 이에 따라 2025년 9월말 공시 기준 발행주식 총수 대비 자사주 보유비율은 51.23%에 달한다. 

신영증권은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경우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원국희 신영증권 명예회장(10.42%)과 원종석 회장(8.23%)의 지분을 합쳐도 19%가 채 되지 않고, 원 명예회장의 배우자 민숙기(1.05%)씨와 원주영(0.47%), 원재연(0.02%), 원정연(0.02%) 등 특수관계인들 지분을 모두 합쳐도 20%수준이다.

신영증권이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면 최대주주의 지분율도 40% 가까이 올라가지만, 사실상 우호지분이던 자사주 51%가 사라지면서 실질 지배력은 오히려 70%에서 40%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신영증권이 51%가 넘는 자사주를 단번에 소각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지난 3월에 다수의 상장사가 보여줬던 현행법상의 예외조항을 최대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으로는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의 목적으로 활용하거나 임직원 보상 등에 사용해야 하는데, 당장은 후자가 유력하다. 신영증권은 대형 증권사들처럼 혁신기업이나 디지털자산 사업 등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곳도 아니다.

하지만 SK증권처럼 자사주 전량을 소각없이 임직원 보상으로만 활용하는 경우 임직원에 대한 과도한 보상 등으로 일반주주들의 비난을 살 수 있다.

SK증권의 경우 지난 3월 주총에서 보유중인 자사주 전량을 스톡옵션 행사 등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처분될 때까지 계속보유한다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문제는 대부분의 스톡옵션이 김신 전 대표(현 SKS PE 부회장)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김 전 대표는 본인이 SK증권 대표이사였던 2019년 1900만주, 2020년 2800만주에 달하는 스톡옵션을 받았다. 합계 4700만주 규모로 SK증권 스톡옵션 총량(미행사 수량 기준)의 85%에 이른다. ▷[단독]상법개정에도 자사주소각 없다는 SK증권, 최대 수혜는 김신 부회장(2026년 3월 26일)

노종화 연구위원은 "임직원 보상체계가 적절히 설계되지 않을 경우, 자칫 지배주주 등 소수 임원에 과도한 보상, 기존 주식의 희석효과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영증권처럼 자사주 비율이 최대주주 지분보다 많지만 임직원 보상과 함께 대량 소각을 선택한 대신증권부국증권의 사례도 참고가 될 수 있다. 

대신증권은 자사주 보통주 918만주 중 621만주, 우선주 603만주를 올해와 내년 상반기까지 소각하고, 나머지는 임직원 성과급(147만주)과 우리사주 제도(150만주)에 활용하기로 했다.

자사주 비중이 42.73%에 이르는 부국증권도 내년 7월까지 자사주 447만주를 모두 소각하고, 나머지 자사주 70만주 중 15만주는 우리사주제도 실시, 55만주는 임직원 보상목적으로 처분한다고 밝혔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신영증권은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법을 준수할 것"이라며 "오는 6월 주주총회 이전 소집공시에서 관련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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