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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5000억인데 동전주…국일제지, 액면병합에도 남는 ‘M&A 상흔’

  • 2026.04.23(목) 17:28

신주 10억주 발행으로 시총 늘고 주가는 하락
10대 1 액면병합으로 동전주 규제 탈피 시도
대주주 지분 89%…유통 주식 부족 '부메랑'

SM그룹에 인수된 지 2년이 지난 국일제지가 재무구조 개선 성과에도 기형적인 주식 구조로 상장 유지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인수 당시 액면가(100원)로 대규모 신주를 발행하면서 주식가치를 크게 희석시킨 탓이다. 액면병합을 통해 동전주 꼬리표를 떼더라도 대주주 지분 쏠림에 따른 유통주식 부족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일제지는 오는 28일부터 5월 19일까지 액면병합에 따른 매매거래 정지에 들어간다. 이번 액면병합은 기존 100원인 액면가를 1000원으로 합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주당 400원짜리 주식을 10주로 묶어 외형상 4000원으로 보이게 하는 작업니다. 시가총액은 병합 이전과 변함없고, 당연히 주주들의 가진 주식의 가치도 변함없는 서류상 이벤트일 뿐이다.

시가총액 5000억원대의 국일제지가 동전주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원인은 역설적으로 지난 2024년 1월의 M&A 영향이다. 당시 SM그룹 계열 삼라마이다스는 국일제지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기존 발행주식 총수(1억3060만주)의 약 8배에 달하는 10억5000만주의 신주를 인수했다. 신주 인수가는 주당 100원으로 액면가와 동일했으며, 이 거래를 통해 지분 89.14%를 확보했다.

국일제지가 법정관리 상태였던 탓에 이 같은 거래가 가능했다. 회생 절차에서는 주주가치 보호보다 채무 변제를 위한 신규 자금 유입이 우선한다. 법원은 기업 존속을 위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파격적인 할인율이나 액면가 발행을 인가하기도 하며, 이 과정에서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로 인해 거래 정지 기간 중 시가총액이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대규모 신주가 상장되면서 거래정지 전 주가(800원)에 신주 수가 반영되자 시가총액은 단숨에 9019억원까지 불어났다. 주가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주식 수만 급증하며 발생한 전형적인 통계적 착시다.

국일제지의 실제 시장 평가는 거래 재개 이후 드러났다. 한국거래소는 신주 발행에 따른 가치 희석을 반영해 기준가를 재산정했고, 시초가 기준 시가총액은 4848억원으로 거래 정지 전(1021억원) 대비 5배 가까이 확대됐다. 반면 주가는 800원대에서 400원대로 내려앉았다. 개별 주당 가치가 희석되며 덩치만 커진 동전주가 된 셈이다.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재편을 통해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1.7%까지 낮아졌고, 글로벌 과불소화합물(PFAS) 규제 강화에 대응한 친환경 소재 개발 국책과제를 수행하며 성장 동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다만 이러한 내실 개선이 시장에서의 가치 재평가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10대 1 액면병합으로 단기적인 상장폐지 우려는 해소되겠지만, 인수 과정에서 형성된 낮은 유통주식 비중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액면병합을 통한 우회를 막기 위해 병합 후 액면가 미만인 경우도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액면병합은 거래소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최대주주 지분율이 89%에 달하는 구조는 경영권 안정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유통 물량이 적어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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