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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의 오프라인 끝판왕…'무신사 백화점'이 온다

  • 2026.04.24(금) 06:00

패션 백화점급 스케일 구현
뷰티 첫 오프라인·렌즈숍까지
데이터 기반 큐레이션 차별화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외관/사진=무신사

서울 성수동 성수이로에 국내 최대 규모 패션·뷰티 복합 매장이 들어섰다. 24일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방문한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는 단순한 패션, 뷰티 매장이라기보다 도심 속 체류형 플랫폼에 가까웠다. 온라인에서 쌓은 데이터를 오프라인에 이식하고, 쇼핑과 미식, 엔터테인먼트를 한데 엮은 이곳은 무신사가 오프라인 리테일의 문법을 어떻게 재정의하려 하는지 보여주는 집약체다.

압도적 스케일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는 입구에서부터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단일 편집숍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인 2000평의 공간은 마치 성수동의 골목길을 건물 내부로 확장해 놓은 듯한 구성을 자랑한다. 무신사가 상권 특성에 맞춰 선보인 걸즈(여성), 킥스(신발), 런(러닝), 백&캡클럽(잡화) 등 컨셉 스토어가 각각 독립된 브랜드처럼 들어섰다. 1000여 개의 브랜드 간판이 빼곡히 들어찬 공간은 거대한 '패션 백화점'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1층 '무신사 스페이스'는 65평 규모의 대형 팝업 구역으로, 주기적으로 콘텐츠를 교체하며 매장의 첫인상을 결정한다. 매장 내부는 파티션 대신 곡선형 벽체가 숍인숍 브랜드들을 감싸며 거대한 오브제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특히 글로벌 인기를 구가하는 '글로니'를 비롯해 론론, 로우클래식, 더바넷 등 강력한 팬덤을 가진 여성 브랜드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1층 론론 숍인숍 매장/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분위기는 한층 더 역동적으로 변한다. 스트릿 감성이 짙은 '무싱사' 공간에는 코인 노래방 부스가 들어섰다. 이곳을 찾은 방문객은 누구나 무료로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또 현장에서는 오픈을 앞두고 'NCT WISH'의 팝업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는 팬덤의 방문을 유도해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전략적 장치다. 매장 한편에는 대형 슈즈월을 중심으로 한 '킥스' 존이 자리해 스니커즈 마니아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매장의 가장 큰 변화는 상품 진열 방식이다. 기존처럼 브랜드 단위가 아니라 티셔츠·바지·신발·안경·속옷·모자 등 카테고리 중심으로 상품을 배치했다. '브랜드'가 아닌 '아이템' 기준으로 제품을 진열해 고객이 원하는 품목을 한눈에 비교하며 고를 수 있게 배려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기존 쇼핑몰이나 백화점과의 결정적인 차이는 무신사만의 안목으로 선별한 '큐레이션'에 있다"며 "예를 들어 나이키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라도 대중적인 모델보다는 무신사 고객의 취향과 트렌드에 부합하는 하이엔드급 모델을 중심으로 구성해 차별화를 꾀했다"고 설명했다.

'올리브영'과 다르다

2층은 무신사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뷰티 오프라인 매장이다. 약 150평 규모에는 7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입구에 전면 배치된 '무신사 뷰티 랭킹존'은 온라인 앱의 실시간 데이터를 오프라인 매대에 그대로 구현했다. 스킨케어부터 메이크업까지 인기 순위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무신사 뷰티존의 차별점은 브랜드 구성이다. 기존 H&B 스토어들이 인지도가 높은 대형 브랜드에 의존한다면, 무신사는 글맆, 플라워노즈, 플르부아 등 떠오르는 신생·인디 브랜드에 무게를 실었다. 뷰티 아울렛 코너에서는 최대 89% 할인 상품을 판매하며, 50% 균일가 매대도 상시 운영한다.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2층 뷰티존/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매장 중앙에는 세면대를 설치해 클렌징 제품을 직접 테스트할 수 있다. '무신사 익스클루시브' 존에서는 오직 무신사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을 모았다. 렌즈 코너에는 안경사가 상주해 시력 검사부터 구매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일본 컬러 렌즈 브랜드 '클라셋(Qrsessed)'은 국내 첫 단독 매장을 열었다.

3층은 '무신사 스탠다드'로 채웠다. 기존 성수 연무장길에 자리한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이 1020세대 중심이었다면, 이곳은 가족 단위 고객까지 아우르는 라인업을 선보인다. 맨, 우먼, 홈, 뷰티 등 남녀노소 쇼핑과 브랜드 경험까지 한자리에서 가능하게 해 체류 시간을 늘렸다. 

매장 곳곳에 마련된 셀프포스/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기술적인 요소도 곳곳에 깔려 있다. 4층을 제외한 전 층에 셀프 계산대가 배치됐고, 전 기기에서 택스리펀드가 가능하다. 상품 QR코드를 스캔하면 온라인 후기와 가격 정보가 즉시 연동된다. 종이 가격표 대신 전자 라벨(ESL)을 도입해 실시간 가격과 프로모션 정보를 즉각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쇼핑의 마침표는 4층 '푸드가든'에서 찍게 된다. 쇼핑을 마친 고객이 자연스럽게 체류 시간을 확장하는 구조다. 박공지붕 형태의 유리 온실 구조로 설계된 공간에서 자연 채광을 받으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오슬로의 '푸글렌' 커피부터 도쿄 시부야의 '피자슬라이스', 모수 출신 셰프의 감각을 담은 '안홍마오'까지 성수동의 힙한 감성을 미식으로 풀어냈다.

리테일의 문법을 깨다

무신사는 용산 메가스토어에서 월 최대 25만명을 끌어모은 경험이 있다.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점은 이를 한 단계 확장한 모델이다. 무신사 측은 이곳을 '오프라인 전략의 완성판'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패션 전 영역은 물론 뷰티와 F&B까지 한데 묶어 전 세대와 글로벌 수요를 동시에 흡수하는 완결된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타깃층도 넓혔다. 기존 1020 중심에서 벗어나 10대부터 40대, 나아가 가족 단위까지 아우른다. 동시에 외국인 수요도 적극 겨냥했다. 대표적인 외국인 관광 상권인 성수동의 인근 매장들은 외국인 매출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특히 F&B 매장의 경우 내국인과 외국인이 모두 거부감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피자, 떡볶이, 김밥 등의 메뉴로 구성했다. 매장 곳곳에 다국어 지원 시스템과 체험형 콘텐츠를 배치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푸드가든/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무신사의 이번 실험은 성수동 상권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무장길을 따라 이어지던 쇼핑 동선이, 하나의 대형 복합 매장 안에서 소비를 끝내는 구조로 재편될 수 있어서다. 그동안 쇼핑몰이나 백화점에서만 가능했던 원스톱 쇼핑이 성수 무신사 건물 안에서 구현된 셈이다. 흩어져 있던 브랜드를 무신사의 큐레이션으로 한데 묶은 이 공간은 목적 없이 걷던 고객의 발길을 붙잡고 체류 시간을 늘리는 핵심 거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기존 매장이 쇼핑 중심이었다면 이곳은 브랜드 경험 자체를 제공하는 공간이며, 내부적으로는 이 공간을 '전무후무'라는 키워드로 정의하고 있다"며 "성수에서 패션과 뷰티, F&B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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