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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7000 돌파 코앞…"반도체 더 간다"

  • 2026.05.05(화) 08:00

빅테크향 메모리 수요 기대감…반도체 주도주 지속
매수 돌아선 외국인 "전쟁 리스크·반도체 의구심 완화"

코스피가 6900선을 넘어서며 7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12% 오른 6936.99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급등 이후 차익실현 부담은 남아 있지만, 상승 동력은 아직 꺾이지 않았다고 본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이익 전망이 빠르게 올라가고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어서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흐름도 한국 증시 재평가 기대를 키우고 있다.

반도체 고점 우려, 아직 이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은 이달 내 코스피 7000선 진입 가능성을 잇따라 제시하고 있다. 먼저 신한투자증권은 5월 밴드를 6200~7500선으로 잡고 중심값을 7200선으로 봤다. KB증권도 올해 코스피 목표 지수 7500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키움증권은 5월 코스피 예상 범위를 6100~7200선으로, 삼성증권은 6000~7200선으로 제시했다. 대신증권도 다음 상승 목표를 6900~7100선으로 제시했다.

지난 4월 한 달간 코스피 지수는 30.6% 급등했다. 1998년 2월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월간 상승률이다. 단기간 지수가 빠르게 오른 만큼 차익실현 부담은 커졌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를 단순 과열로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 주가가 오르는 동안 기업 이익 전망도 함께 높아졌기 때문이다.

상승장을 이끄는 업종은 단연 반도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의 실적 눈높이가 빠르게 올라가면서 코스피 전체 이익 전망도 개선되고 있다. 올해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 전망치는 600조원을 넘어섰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익 추정치가 빠르게 올라 있는 상황이라 코스피가 신고가를 경신했다고 해도 밸류에이션상 매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확대도 반도체 장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회사 알파벳, 메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AI(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을 위한 CAPEX(설비투자) 가이던스를 잇따라 높였다. AI 투자가 이어지면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실적 발표 이후 CAPEX를 모두 상향했으니 이 상향분만큼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이 증가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 이재원 연구원도 "미국 빅테크의 AI 관련 CAPEX 투자 확대는 국내 반도체 기업 실적으로도 이어지는 흐름"이라며 "미국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겠다고 하면 지수가 꺾일 수밖에 없지만 그 전까지는 꺾일 만한 상황은 없다"고 설명했다.

반도체가 단기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를 보일 수는 있지만 이를 주도주 교체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한 연구원은 "주도주가 교체되는 건 지수가 꺾이면서 약세장에 들어가거나 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국인, K-반도체 다시 채운다

이 같은 흐름은 4월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수급을 늘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월 외국인은 전쟁 불확실성과 반도체 이익 전망에 대한 의구심이 겹치면서 한국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약 66조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4월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한 연구원은 "외국인이 그동안 팔았던 이유는 전쟁 불확실성과 반도체 이익이 앞으로 얼마나 좋아질 수 있겠느냐는 두 가지였는데, 지금은 이 두 가지 요인이 해소되고 있다"며 "외국인들도 이제는 한국 증시를 더 비울 만한 요인보다 다시 채울 만한 요인이 더 생겨나는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KB증권도 외국인 자금 유입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봤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지난달 리포트를 통해 "4월 이후 외국인은 실적과 펀더멘탈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전 세계 증시에서 수익성 대비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을 기록하고 있는 시장의 관심이 증폭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주주환원 확대도 코스피 재평가 논리의 한 축이다. 상법 개정 이후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에 나서는 기업이 늘면서 한국 증시에 붙어 있던 할인 요인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드는 만큼 같은 이익을 내도 주당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자사주 소각액이 이미 지난해 전체 규모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실적 발표와 함께 주주환원 정책을 추가로 내놓는 기업이 늘어나는 점도 증시에 우호적이라고 봤다. 이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같은 주주환원 정책 확대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실적에 가려져서 그렇지 코스피 상승에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유가 등 변동성 경계해야

변수는 남아 있다. 4월 코스피가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차익실현 부담은 이어질 수 있다. 키움증권은 5월에도 지수 레벨업은 가능하지만 상승률은 4월보다 둔화될 것으로 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4월처럼 월간 30% 급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장세"라면서도 "지수 자체는 레벨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도 있다. 대신증권은 유가 재상승, 3~4월 경제지표 결과에 따른 경계감 강화, 외국인의 차익실현 등을 단기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이익 전망 상향이 이어지는 한 지수 방향성 자체가 훼손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외국인 수급을 흔들 수 있는 변수로는 미국 금리와 주요 AI 기업 실적이 꼽힌다. 국내 증시 상승 논리가 반도체 이익 개선에 크게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AMD와 팔란티어, 엔비디아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외국인 수급이 흔들릴 수 있다.

한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와 금리가 4%대로 급등하거나 이달 중순 엔비디아 실적이 쇼크로 나오면 외국인들이 발을 빼고 지수도 하방 압력을 면치 못할 것"이라면서도 "그런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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