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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구독 서비스', 신의 한 수 될까

  • 2025.05.06(화) 13:00

가전 사용 인식 변화…소유보다 경험
긴 교체 주기에…안정적 수익원 필요
브랜드·품목 확대…"폭 넓은 선택지"

/그래픽=비즈워치

롯데하이마트가 '가전 구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소유에서 경험으로 변화하고 있는 가전 사용의 패러다임에 발을 맞추기 위해서다. 단순히 제품을 빌려주는 방식을 넘어 케어 서비스와도 연계시켰다. '한 번 팔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락인 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번 전략이 가전 사업의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사지 말고 빌려 쓰세요"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1일 '하이마트 구독 서비스'를 내놨다. 한 마디로 고객이 매달 일정 금액의 구독료를 지불하면 가전제품을 빌려주는 '렌탈' 개념이다. 고객은 필요로 하는 제품을 36개월(3년), 60개월(5년) 단위로 선택해 구독할 수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현재 가전 구독 사업을 가장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곳은 LG전자다. LG전자는 지난 2009년 정수기 렌탈 사업을 통해 처음 이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대형 가전을 비롯해 TV, 노트북, 클로이 로봇 등 20여 종의 구독 제품군을 통해 외연을 확장해가고 있다. 자체 유통망 위주로 운영했던 구독 판매 채널도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으로 넓혔다. 작년 말 가전 구독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도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전자랜드도 가전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전자랜드는 그간 LG전자의 정수기에 한정해 구독 사업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는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생활가전을 구독 품목에 추가했다. 대기업부터 가전양판점까지 너나할 것 없이 '구독 경쟁'에 나선 상황이다.

/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한발 늦은 롯데하이마트는 '다양화'를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구독 서비스는 단일 브랜드 중심이었다. 이 탓에 가전제품을 한 브랜드로 통일해야만 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여러 브랜드의 인기 제품들을 두루 경험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도 다이슨, 로보락 등 총 11개 브랜드의 800여 개 품목을 집결시켰다. 

케어 서비스도 결합했다. 무상 사후 관리(AS)의 보증 기간을 연장해 고객 부담을 최소화했고, 가전 클리닝 서비스를 통해 쾌적한 환경에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품목별 소모품 교체 서비스도 제공한다. 전기밥솥 패킹부터 내솥, 로봇청소기의 물걸레 패드와 먼지 봉투 등을 정해진 주기에 맞춰 바꿀 수 있다.1위 탈환 시동

롯데하이마트가 구독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한때 롯데하이마트는 가전양판 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다. 다만 2022년 삼성스토어에 왕좌를 내준 이후 수년째 1위 자리를 탈환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LG전자 베스트샵을 운영하는 하이프라자도 롯데하이마트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실적도 주저 앉았다. 지난해 롯데하이마트의 매출은 2조3567억원이다. 전년보다 9.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9.3% 줄어든 17억원에 그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1분기도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주력했던 체질 개선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한 이유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번 구독 서비스를 통해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과거 렌탈을 사용하는 연령층은 고령층이었지만 최근엔 전체 연령층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취향에 맞는 가전'을 부담없는 가격에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의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하이마트가 취미·모바일 가전에 특화된 체험형 매장을 신설하기로 한 것 역시 이들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모바일 경험형 특화 매장 ‘롯데하이마트 고덕점’ 전경./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업계에선 롯데하이마트의 이번 전략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라 지출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렌탈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탈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40조원 수준에서 올해 100조원으로 2.5배 증가할 전망이다. 롯데하이마트도 구독 서비스를 비롯한 핵심 사업 전략을 통해 올해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브랜드와 제품군에 한정된 기존 구독 서비스와 비교하면 확실히 선택지가 넓어 매력적"이라면서 "장기간 사용해야 한다는 특성상 고객이 구독을 해지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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