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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1400억·부채비율 360%' 엘앤에프, 생존 방정식 어떻게?

  • 2025.05.02(금) 16:31

NCMA95 효과 본격화…테슬라 공급 타고 출하 급증
LFP 기술력·캐파 확보로 포트폴리오 양날개 구축
"재고손실 2분기까지…3분기 흑자전환 시동"

/사진=엘앤에프

연속된 적자, 치솟는 부채비율, 무너진 유동성. 한동안 '위기' 이미지가 짙었던 엘앤에프가 1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테슬라 효과를 탄 NCMA95 출하가 본격화되며 연간 출하 목표는 상향됐고, 고부가 제품 중심의 믹스 전환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여기에 리튬인산철(LFP) 신사업까지 가세하면서 증권가는 3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을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보기 시작했다. 절벽 끝에 몰렸던 엘앤에프가 회복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흔들린 수익성, 무너진 재무지표

엘앤에프 실적./자료=엘앤에프

양극재 기업 엘앤에프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648억원, 영업손실 14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2.6% 줄었고, 같은 기간 적자 폭은 다소 완화됐다. 다만 매출이 크게 줄어든 탓에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32.1%에서 올해 -38.5%로 오히려 더 악화했다. 실질적 수익성이 더 낮아진 셈이다. 

회사 측은 손익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 747억원 규모의 재고자산평가손실을 꼽았다. 이 중에는 개발품에 대한 일회성 평가손실도 포함돼 있었다.

평균판매가격(ASP)은 전 분기 대비 6% 하락했다. 제품군별로는 하이니켈 제품이 8%, 미드니켈 제품이 4%씩 떨어졌다. 

엘앤에프 1분기 재무현황 및 주요지표 변화./그래픽=비즈워치

한 해 넘게 이어진 영업손실은 재무건전성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올해 1분기 기준 엘앤에프 부채비율은 367.4%까지 치솟았다. 전년 동기(241.2%) 대비 100%포인트(p) 이상 늘었고, 2년 전(177.2%)과 비교했을 땐 200%p 가량 급증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자본총계(자기자본) 급감이다. 지난해 1분기 9970억원에 달했던 자기자본은 올해 6119억원으로 38.6% 줄었다. 적자가 계속되면서 이익잉여금이 줄고 자본이 깎여나간 결과다.

업종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일반 제조업의 경우 통상 부채비율 80%를 적정선으로 본다. 반면 부채비율이 300%를 초과하면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이는 자본보다 부채가 3배 이상 많은 상태한 의미다. 자기자본이 손실로 인해 축소된 상황서 차입 등 외부자금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신호다. 만약 동시에 유동비율까지 100% 미만이라면 단기채무 상환능력마저 취약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유동비율도 뚝 떨어졌다. 지난해 1분기 99.8%였던 유동비율은 올해 64.0%로 낮아졌다. 유동부채는 1700억원 가량 줄었지만 유동자산이 8000억원 넘게 빠지며 단기 지급여력은 오히려 악화됐다. 손실로 인해 현금이 빠져나가면서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차입금 구조도 한층 무거워졌다. 총 차입금(금융기관 차입금+채권)은 올 1분기 기준 1조863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5억원 늘었다. 채권은 1100억원 감소했지만, 금융기관 차입금이 1500억원 넘게 증가한 탓이다.

상대적으로 단기 상환 압박이 큰 금융기관 중심 차입이 늘어난 점은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체 자산 중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65.2%에 달해 지난해(53.6%)보다 11.6%p 높아졌다.

NCMA95가 끌어올린 기대감

다행히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5% 증가했다. 하이니켈 중심의 NCMA95 출하가 17% 늘어나며 제품 믹스 개선이 일부 반영된 덕분이다.

엘앤에프는 "주요 적자 요인이었던 원가와 판가의 스프레드가 점차 해소되고 있으며 탄산리튬 재고 평가의 영향도 점진적으로 사라지고 있다"며 "추가적인 원재료 가격 하락이 없다면 더 큰 규모의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엘앤에프는 올해 연간 출하량 목표치를 전격 상향했다. 당초 '전년 대비 30% 증가'로 제시했던 가이던스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0% 증가'로 10%p 끌어올린 것이다. 

특히 북미향 NCMA95 신제품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폭증, 공급 계획에 속도가 붙었다는 설명이다. NCMA95 양극재는 니켈 함량이 95%에 달하는 고니켈 기반 고부가 제품이다. 기존 NCMA90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 주행거리 향상에 유리하다. 

엘앤에프의 NCMA95는 테슬라 모델 Y 페이스리프트 버전인 '주니퍼'에 탑재될 예정이다. 이는 한국산 고니켈 소재가 글로벌 완성차 주력 차종에 채택되는 상징적인 사례로, 업계 내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회사는 NCMA95를 앞세운 고부가 제품 중심의 믹스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NCMA90:NCMA95 비중은 1분기 9:1에서 △2분기 5:5 △3분기 1:9 등으로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따라 2분기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70~90%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LFP 공략 속도…증권가 "가시적 회복 3분기부터"

LFP 양극재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엘앤에프는 국내 생산을 위해 대구시와 MOU를 체결하고 공장 부지를 확보, 빠르면 내년 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LFP 생산 제품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주요 애플리케이션에 공급될 예정이다. 미국 조인트벤처(JV)와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협업도 지속하고 있다.

증권가는 3분기 이후 흑자 전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분기까지 재고자산평가손실 약 250억원이 추가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나, 출하량 증가에 따른 가동률 개선과 맞물려 3분기 흑자 전환을 이룰 것이란 진단이다.

최태용 DS증권 연구원은 "과도하게 높았던 출하 추정치를 현실화하면서도 오히려 상향된 가이던스를 제시한 점이 긍정적"이라며 "NCMA95 중심의 믹스 확대와 단일소성·무전구체 기술을 갖춘 LFP 양극재 경쟁력이 하반기부터 실적 반등을 이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는 국내 양극재 업체 중 LFP 양극재 개발 일정이 가장 빠르다"며 "배터리 업체의 LFP ESS 시장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아직 중국을 제외하면 LFP 양극재 생산 업체가 부재하다는 점에서 LFP 양극재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의 등장은 주목할만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2분기는 '테슬라 신모델 효과를 확인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테슬라 모델 Y 판매량 증가 및 초기 독점적 납품에 대한 기대감에 출하량 목표치를 올려잡았으나, 최근 관세 전쟁으로 하반기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실수요에 대한 확인은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3분기부터 고가의 리튬 매입에 따른 재고평가손실도 마무리되면서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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