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현지 뷰티 플랫폼들이 최근 K뷰티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인도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일부 플랫폼은 아예 판매 전략을 한국 브랜드 중심으로 전환했다. K뷰티 제품을 늘린 이후 거래액과 매출이 동반 상승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K뷰티 모시기
25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인도 뷰티 플랫폼 '카인드라이프'는 2019년 설립 당시 젊은 소비자층을 타겟으로 한 웰니스 중심의 클린 뷰티 플랫폼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한국 브랜드 위주의 플랫폼으로 전환했다. 플랫폼 내 인기 브랜드 대부분이 K뷰티이고, 전체 매출의 약 70%가 한국 제품에서 발생하고 있다.
카인드라이프 관계자는 "사용자 대부분이 SNS에 익숙한 MZ세대"라며 "K뷰티로 전략을 바꾼 뒤 7개월 만에 매출이 약 4배 성장했다"고 밝혔다. 현재 카인드라이프에는 코스알엑스, 스킨푸드, 뷰티 오브 조선, 넘버즈인 등 다수의 한국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카인드라이프는 올해 연간 거래액 2500만달러(한화 약 352억원), 연 매출 1400만달러(약 197억원)를 기대하고 있다.

카인드라이프가 K뷰티에 중점을 둔 이유는 인도 MZ·알파세대가 SNS에서 한국 뷰티 브랜드를 접하면서 최근 K뷰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카인드라이프의 전체 사용자 중 34세 이하 고객은 85% 이상을 차지한다.
K뷰티의 인기를 실감한 카인드라이프는 최근 한국 브랜드 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제품 등록, 인증 절차 지원 등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섰다.
인도 겨냥해 '아기 유니콘' 등극
K뷰티 열풍은 인도에 진출한 한국 플랫폼 기업의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9년 인도 K뷰티 전용 플랫폼 '마카롱'을 론칭한 '블리몽키즈'다. 중소기업현황정보에 따르면 블리몽키즈의 매출은 2020년 5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37억원으로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022년까지 적자였던 것이 2023년 12억원의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엔 영업이익 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아기유니콘'(기업가치 1000억원 미만인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마카롱은 현재 380여 개 브랜드, 1만8000여 개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누적 가입자 수는 103만명,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20만명에 이른다. 제품 리뷰와 화장법 등 정보를 교류하는 커뮤니티와 한국에서 유행하는 K뷰티 신제품을 먼저 사용해볼 수 있는 체험단을 운영해 고객을 늘렸다.
온·오프라인 채널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마카롱은 아마존, 나이카, 민트라 등 인도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에도 제품을 입점시키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인도 구르가온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올해부터는 인플루언서와 뷰티 아티스트를 초청한 'K뷰티 클래스'를 반기마다 개최해 현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유승완 블리몽키즈 대표는 "올해 중동 6개국 진출과 함께 향후 인도 내 매장을 10개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며 "연 매출 1000억원 달성과 인도 K뷰티 1위 플랫폼 도약이 목표"라고 말했다.
투자 몰리는 K뷰티 플랫폼
인도 K뷰티 플랫폼의 급성장은 벤처 투자로도 이어지고 있다. 카인드라이프는 지난해 8월 JB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800만달러의 시리즈A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총 1050만달러(한화 약 140억원)다. 블리몽키즈도 2023년 7월 시리즈A에서 50억원을, 지난해 8월 시리즈B에서 125억원을 추가 유치했다.
이는 인도 뷰티 시장의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인도의 인구는 14억6000만명으로 세계 최다 인구 보유 국가다. 이 중 약 3억7700만명이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다. 전체 인구의 26%를 차지하는 이들은 SNS와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하고, 글로벌 뷰티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층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인도의 K뷰티 시장은 2018년 약 3억8900만달러(약 5565억원)에서 2022년 약 5억3100만달러(약 7596억원)로 성장했다. 오는 2032년에는 13억달러(약 1조86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SNS의 영향과 인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 메이크업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며 "K뷰티를 공급하는 주요 플랫폼으로 인식되기 위한 현지 플랫폼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