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테크가 뷰티 플랫폼 '와이레스'를 앞세워 한류 열풍에 올라탄 인디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제품력은 자신 있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신생 K뷰티의 수출 첨병 역할을 맡아 브랜드와의 동반 성장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글로벌 K뷰티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는 CJ올리브영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K뷰티 직접 체험하세요"
코스메틱 브랜드 '가히'를 전개하고 있는 코리아테크는 지난 17일 와이레스를 론칭했다. 2020년 가히를 앞세워 본격적인 뷰티 시장에 진출한 이후 4년간 몸소 경험한 신생 브랜드의 한계가 이번 와이레스를 론칭하게 된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론칭과 동시에 서울 종로구에 플래그십 스토어도 오픈했다. 체험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와이레스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경험한 K뷰티를 온라인 채널에서의 재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한옥을 지나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마치 화장품 연구소에 온 것만 같은 내부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탁 트인 매장 곳곳엔 기초와 색조 화장품이 카테고리별로 가지런히 진열돼 있었다. 이곳은 와이레스가 발굴한 20여개 신규 브랜드의 1000개 제품 라인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눈에 띄는 건 파운데이션 제품의 가짓수였다. 일반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흔히 접하는 파운데이션 호수는 19호와 21호, 23호가 전부다. 세 가지만으론 자신의 피부톤에 딱 맞는 제품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에 여러 컬러를 믹스해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러나 와이레스가 선보인 브랜드별 제품 수는 적게는 30개에서 많게는 54개까지 세분돼 있어 본인의 피부톤에 맞는 파운데이션을 찾을 수 있었다.
'윙크' 표시가 된 제품은 눈여겨볼 만했다. 윙크 라인은 제품 외관이나 발림성 등에서 명품 화장품 브랜드를 떠올릴만한 제품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1만원대에서 6만원대로 합리적이었다. 에스티로더의 갈색병을 연상케 하는 세럼, 샤넬 립스틱과 유사한 제형을 가진 제품 등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처음 피부에 발랐을 땐 검은색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발색 되는 블러셔 등 신선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는 제품군을 모은 '퍼스트 트라이'도 발길을 멈춰 세우는 요인 중 하나였다.
갈 길이 멀다
코리아테크의 목표는 와이레스를 통한 새로운 글로벌 뷰티 생태계의 구축이다. 신규 브랜드의 발굴부터 육성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해 과도한 수수료와 마케팅 등 비용적인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향후 일본, 베트남 등 순차적으로 판로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현재 와이레스는 한국과 미국에서 K뷰티를 역직구하는 방식으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선 와이레스가 올리브영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공략 방식도 유사하다. 올리브영은 지난 2019년 '글로벌몰'을 론칭하며 역직구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150여개국에서 해외 소비자가 K뷰티 상품을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코리아테크가 야심차게 와이레스를 정식 론칭하고 나섰으나 앱 구동에는 아쉬운 점이 꽤 있었다. 화장품별 카테고리는 마련돼 있었지만, 한곳에서 브랜드별 화장품을 모아보진 못했다. 찾고자 하는 브랜드명을 한글로 검색하면 타 브랜드 제품을 맨 상단에 노출하는 등 상품 검색의 정확도도 현저히 떨어졌다. 일례로 와이레스의 브랜드 중 하나인 '톤플로우'를 검색하면 히카의 파운데이션이 가장 먼저 표시됐고, 아래 상품 추천에서도 관련 브랜드의 제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
코리아테크 관계자는 "공식 홈페이지는 내달 중 출시 예정이며 앱 업데이트는 외부 인력을 통해 계속 진행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는 앱의 정확도라던지 사용성이 높진 않지만 사용자 편의성을 더욱 빠르게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