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하다. 유통가의 ‘히트 제조기’라는 별칭에 어울리지 않게 영 힘을 못 썼다. 돈이 된다 싶어 손을 댔겠지만 ‘매직’은 통하지 않았다. ‘김고은 멀티밤’ 가히(KAHI) 판매업체 코리아테크의 창업자 이동열(51) 대표에게 팩토리얼홀딩스(이하 ‘팩토리얼’)는 현재로서는 머쓱한 실패작이라고 할 만 하다.
‘흑자가 뭐예요?’…끝내 흡수합병
팩토리얼은 2000년 12월 미래와커뮤니케이션으로 설립됐다. 원래는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IT업체였다. 미래와디앤티(2003년 3월)→코리아컬처(2013년 12월)→라베르샤(2014년 10월)을 거쳐 2017년 5월 팩토리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2013년 말 ‘코리아’ 글자가 들어간 사명 변경에서 ‘감’ 잡을 수 있듯이 이 창업자가 당시에 인수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물증도 있다. 이 대표가 등기이사진에 이름을 올린 것도 이 때다. 2015년 12월에는 대표를 맡아 직접 경영도 챙겼다. 코리아테크를 통해 자금지원도 아까지 않았다. 2021년 말 팩토리얼에 빌려준 자금이 185억원이나 된다.
개인 지배주주이기도 했다. 코리아테크와 출자 관계로 엮이지 않은 이 대표가 직접 출자했다는 뜻이다. 현 코리아테크 감사보고서 상에 팩토리얼을 ‘기타 특수관계자’로 분류하고 있는 이유다. ‘[거버넌스워치] 코리아테크 ③편’에서 얘기한 대로, 이현삼(57) 전 해피콜 회장 또한 2019년 말 이사직을 가졌다.
수입품 위주의 유통사업을 해왔던 이 창업자가 국내 중소기업들의 제품을 발굴해 판매하는 일을 해왔던 곳이 팩토리얼이다. 2015년부터 선보인 이지(Easy) 시리즈의 요실금 치료기 ‘이지케이(K)’, 탈모 치료 기기 ‘이지헤어풀(Hairfull)’, 척추 마사지 매트 ‘이지에스(S)’ 등이 주요 제품이다.
결과적으로 헛심만 썼다. 2017년 매출 103억원에서 2019년 226억원을 찍기도 했지만 이내 뒷걸음질 쳤다. 2021년에는 107억원에 머물렀다. 흑자가 뭐예요? 5년간 영업적자를 거른 적이 없다. 많게는 64억원, 적게는 6억원 도합 149억원이다.
이렇다보니 완전자본잠식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2021년 말에 가서는 총자산(70억원) 보다 부채(222억원)가 무려 153억원이나 많았다. 현재 ‘팩토리얼’이란 법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다. 작년 5월 코리아테크가 흡수합병하며 청산된 데서 비롯된다.
2017년 이후 ‘열일’한 투자사의 흑역사
말이 나온 김에, 2017년 이후 코리아테크를 통해 부쩍 ‘열일’했던 투자사 얘기를 하지 않고 지나갈 수 없다. 이 역시 이 창업자가 별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외형 자체도 고만고만하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청산하거나 지분을 정리한 곳이 많다.
코리아하우스도 그 중 하나다. 코리아테크가 지분 40.2%를 보유했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외국인 관광객 대상 김, 미역 등 한국특산품을 판매하는 김박물관 형태의 사후면세점이다. 매출이 2019년 113억에서 2020년 15억원으로 거의 10분의 1 토막이 났다. 순익은 5억원 흑자에서 1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자본잠식비율이 66%나 됐다. 2021년 5월 청산 절차를 밟았다.
옛 롭썬컴퍼니도 역시 2017년에 코리아테크의 출자가 이뤄진 곳이다. 지분 68.0%를 보유했다. 유통 컨설팅 업체다. 예외 없다. 2019~2020년 매출이 30억원에서 14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순익은 4억원 적자 전환했다. 2021년 지분 전량 매각은 정해진 수순일 수 있다.
코리아테크는 현재 ㈜도림 지분 20%(2021년 말 기준)를 보유 중이다. 2019년 출자가 이뤄졌다. 원래 ‘미인낯’에서 2019년 10월 ‘㈜가희’를 거쳐 2021년 말 간판을 바꿔달았다. 생활용품 판매를 사업목적으로 하는 곳이지만 2021년 매출이 전혀 없다. 2년간 순익적자가 2억~4억원이다. 82% 자본잠식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