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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1년' 인스파이어, 'VIP' 넘어 '가족 고객' 노린다

  • 2025.06.16(월) 07:00

'럭셔리 끝판왕' 카지노 VIP 전용 '빌라'
전용 게이트 설치…공간 분리로 보안↑
가족 친화 리조트 탈바꿈…키즈존 확대

인스파이어 '빌라' 내부 전경./사진=윤서영 기자 sy@

쩐의 전쟁

지난 12일 방문한 인천 영종도 소재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인스파이어). 이곳 '선타워' 3층에는 비밀과도 같은 공간이 있었다. 2개의 전용 게이트를 거쳐야 할 정도로 철저한 보안을 거친 끝에 마치 연회장을 연상케 하는 문 하나가 보였다. 바로 최상위급 객실인 '빌라'로 들어가는 문이다. 일반 판매를 하지 않는 탓에 잘 알려지지 않은 빌라에 직접 가봤다.

인스파이어 빌라 내부 침실./사진=윤서영 기자 sy@

현재 인스파이어가 운영하는 전체 객실 수는 1275개다. 이 중 빌라는 5곳으로, 1%도 채 되지 않는다. 객실 규모만 자그마치 300평이다. 들어서자마자 길게 펼쳐진 복도부터 화려한 샹들리에까지 호텔 로비를 보는 듯 했다. 한 마디로 웅장하고 고급스러웠다.

빌라의 주된 고객은 카지노 VIP와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다. 객실이 카지노가 있는 선타워에 위치한 만큼 고객 동선이 편리한데다, 리조트 내부에서 각종 공연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 때문에 빌라의 1박 평균 숙박 가격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초고가인 것으로 전해졌다. 출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보안을 중요시했던 이유다.

인스파이어 빌라 객실 외부에는 수영장과 온천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사진=윤서영 기자 sy@

내부에는 시네마룸, 웰니스존, 와인바 등을 두루 갖췄다. 거실을 기점으로 양쪽에는 트윈베드 침실과 킹베드 침실을 각각 마련했다. 프라이빗한 건 객실 외부 시설도 마찬가지다. 양쪽 침실과 거실을 모두 잇고 있는 통유리 문을 열고 나가면 수영장과 온천이 럭셔리 이미지의 방점을 찍고 있었다. 그야말로 '그사세(그들이 사는 세상)'다.패밀리 호캉스

인스파이어가 노리는 건 외국인 VIP 뿐만이 아니다. 여름 성수기가 다가오는 만큼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고객층도 주요 타깃이다. 이에 2024년 3월 공식 오픈 당시보다 '키즈 시설'을 대폭 확대했다. '바운스 더 퍼스트', '슬라라' 등 키즈 카페를 확충한 게 대표적이다. 사실상 카지노를 제외한 시설 대부분이 '예스 키즈 존'이다.

인스파이어가 지난 3월 재개장한 '스플래시 베이'./사진=윤서영 기자 sy@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설 역시 늘렸다. 엔터테인먼트 공원 '디스커버리 파크'부터 가족형 복합 놀이공간 '짱 오락실', 실내 워터파크 '스플래시 베이' 등 체험형 시설들이 중심이다. 특히 지난 3월 재개장한 스플래시 베이는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워터 어트랙션과 편의 시설을 추가했고, 먹거리 선택의 폭도 넓혔다.

'가족 친화'에 중점을 둔 덕분에 실제 이날 오후 인스파이어 내부는 외국인보다 가족끼리 방문한 내국인이 많았다. 연년생 자녀와 함께 왔다는 황 모 씨(36)는 "부모와 아이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곳을 찾기가 어려운데, 인스파이어는 이를 충족하는 곳인 것 같다"며 "아이들을 놀아준다기 보다 함께 노는 기분이라서 더 좋았다"고 말했다.

인스파이어 패밀리 디럭스 객실./사진=윤서영 기자 sy@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스파이어는 가족 단위 방문객을 투숙객으로 전환하기 위해 객실 내부와 서비스에도 힘을 줬다. '패밀리 디럭스' 객실에는 아이들을 위한 2층 침대를, '인룸 다이닝' 서비스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먹거리들로 채운 어린이 메뉴를 따로 구성했다.

인스파이어 관계자는 "부모가 편하고 만족스러워야 또 머물다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라며 "가족 단위 고객 사이에서 패밀리 디럭스는 경쟁률이 치열할 정도로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빛 좋은 개살구?

인스파이어가 가족 단위 고객에 힘을 쏟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른바 '큰 손'으로 불리는 외국인 카지노 VIP 고객의 방문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리조트의 핵심 수입은 카지노다. 하지만 지난 2023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기준 인스파이어가 카지노 게임으로 벌어들인 매출은 1079억원에 불과했다. 인스파이어와 나란히 인천공항 인근에 터를 잡고 있는 복합 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의 지난해 카지노 매출은 4100억원이었다. 4분의 1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인스파이어는 단계별 개발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이 프로젝트는 약 132만평 부지에 달하는 인천공항 인근 제3국제업무단지에 초대형 복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를 조성하기 위한 대규모 개발 사업이다. 현재 인스파이어는 첫 단계인 1A 단계를 운영 중이며 개발을 위해 투입한 누적 금액은 2조원에 육박한다.

인스파이어 스플래시 베이 카바나./사진=윤서영 기자 sy@

그러나 일각에선 인스파이어의 이 같은 전략이 투숙객 증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일반 방문객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용 시설이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인스파이어의 시그니처인 '언더 더 블루랜드(돌고래쇼)'와 스플래시 베이는 일반 방문객들도 관람·이용이 가능하다. 이 탓에 인스파이어가 고급 리조트라는 이미지보다는 복합 쇼핑몰에 가깝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인스파이어 관계자는 "1A의 다음 단계인 1B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현재 합의를 한 상태"라며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어 올해 안에 추진할 예정이지만, 복합 리조트를 활성화하는 데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것들을 중심에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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