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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호텔식 수영장, 에버랜드 조경…리조트 아파트의 집들이

  • 2024.09.26(목) 06:57

인천 검단 '왕길역 로열파크시티 푸르지오'
'리조트특별시' 표방한 DK아시아 2번째 단지
후분양 뒤 10월 입주…집값 뛴 서울 비해 저렴
아직 아쉬운 교육·교통…단지 밖도 개선 기대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커뮤니티 시설 중 하나인 실내 수영장 모습/사진=김미리내 기자 pannil@

'천장에 줄지어 달린 고급 샹들리에와 아치형 기둥, 사자상에서 흘러내리는 미니 폭포와 자쿠지, 어린이용 풀에 사우나까지…' 고급 호텔, 휴양시설(리조트)에 있을 법한 실내수영장이 아파트 단지 안에 있다.

여기가 어딘지, 잠시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였던 이곳은 내달 집들이를 시작하는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왕로푸)'다. 시행사 DK아시아가 인천 서구에 산본신도시(4.2㎢, 127만평)급 규모로 추진하는 도시개발사업 중 2번째 단지다.

'왕로푸' 아파트 단지에서 리조트를 느낀다

서울 경복궁에서 탄 전세버스로 1시간여를 달려 이 단지에 도착했다. 첫인상은 용인 에버랜드를 연상케 했다. 10층 높이의 키 큰 소나무와 향이 진한 은목서, 둥근 사철나무와 회양목까지 다양한 수종이 단지 안팎에 즐비했다. 나무 사이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거닐 수 있는 수경공간도 단지 곳곳에 있다. 실제로 조경을 맡은 것도 에버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다.  

1500가구 규모의 단지 사이사이에는 유럽식 정원과 물놀이 공간 등 각기 다른 주제의 조경시설이 꾸며졌다. 단지 중앙 휴식을 즐길 수 있는 2층 규모 휴게공간(티하우스)은 산책로를 따라 공중의 '스카이워크'로 이어진다. 아래로는 조형수로가 있다.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단지 내 산책로 조경 모습/사진=DK아시아

'퀸즈 가든'이라 불리는 단지 중앙의 한 정원은 중세 유럽을 구현했다. 8미터 높이의 분수대가 인상적이었다. 단지의 37%를 차지하는 녹지 조경시설 사이는 글램핑장이 마련돼 있다. '황토산책길', '사파리 월드' 등 놀이시설과 휴식 장소가 곳곳에 있다. 입주민들이 한동안 지루할 새가 없을 듯했다. 

조경시설은 단지 내부에서 그치지 않는다. 건설사는 단지 앞 대규모 기부채납 부지에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부지를 둘러싼 약 6만6000㎡ 규모의 테마 공원을 조성했다. 부채꼴 모양으로 늘어선 단지 어디서든 공원 조망이 가능하다. 아파트와 기반시설 곳곳에 심어진 꽃과 나무만 150만그루에 달한다. 갓 심은 나무들이 울창해질 때쯤이 기대됐다.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단지 내 '퀸즈가든' 전경/사진=김미리내기자 pannil@

분양 관계자는 '조경에 영혼을 갈아 넣었다'고 했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질 정도였다. 분양 관계자는 "시공사뿐 아니라 호텔, 리조트 업계에서도 따로 현장답사를 했을 정도"라며 "대우건설 정원주 회장은 답사 후 '꼼꼼하고 세밀한 조경이 굉장히 인상적'이라는 평을 남겼다"고 말했다. 

왕로푸는 부동산개발사인 DK아시아가 인천 서구에 2만1313가구 규모로 조성 중인 민간도시개발사업 가운데 2단계 사업이다. '리조트특별시'를 표방한 검단3도시개발사업구역 시범단지다. 현장은 이번주 준공승인을 거쳐 10월1일 입주를 앞두고 마무리 점검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지하 2층~지상 29층, 15개동, 전용면적 59·74·84·99㎡, 총 1500가구 규모로 지어졌다. DK아시아는 앞서 공급한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검로푸)'를 업그레이드해 후속작으로 이 단지를 내놨다고 했다. 규모와 상품성 모두 더 고급화했다는 설명이다. 

다양한 체육시설과 커뮤니티 시설도 가득했다. 330m 규모의 대형 문주를 지나 주출입구 오른편 선큰광장으로 내려가면 체육시설이 연결돼 있다. 밖에는 풋살장이 있고 1층에서 선큰광장으로 내려다보이는 공간에는 피트니스센터와 복층 구조 실내 골프연습장이 들어섰다. 

1·2층으로 구성돼 30m가량 뻗어있는 실내 골프연습장은 스크린석을 포함해 총 14개 타석 모두에 스윙 자세를 분석해주는 기기(GDR)가 마련됐다. 그 안쪽에 마련된 실내 수영장은 아치형 기둥과 유럽풍 샹들리에 조명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사우나실과 이어져 있으며, 대규모 피트니스센터와 탁구실, 필라테스 등 수업이 이뤄지는 GX룸(단체운동실)도 마련됐다.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내부 커뮤니티 시설/사진=김미리내 기자 pannil@

특히 앞서 검로푸에서 흥행한 '호텔식 3식 서비스'도 제공한다. '도시 속 리조트'를 표방한 만큼 식사부터 문화, 여가 생활 등 전반을 단지 내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리조트급 시설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누릴 수 있게 상품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커뮤니티 시설 이용을 포함한 관리비는 20만원 미만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검로푸를 기준으로 전용 84㎡의 관리비가 15만~17만원 수준인 만큼 단지가 더 큰 왕로푸는 이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외에도 극장과 동시 상영하는 '프라이빗 상영관'을 비롯해 '키즈&맘스카페', 당구·다트 등의 시설을 갖춘 '맨스클럽' 등도 마련됐다. 고급 요트로 아라뱃길을 여행하는 로열마리나 서비스도 예정돼 있다. 각 가구의 발코니 확장 비용을 제외한 시스템에어컨, 빌트인 냉장고, 유럽수전 등 33가지 풀옵션은 무상제공 품목이다. ▷관련기사 : [르포]'아파트야 테마파크야'…왕길역 로열파크씨티 가보니(2023년11월14일)

단지 밖을 둘러싼 도로의 가로등을 비롯해 단지 앞 회전교차로의 식목까지 DK아시아가 담당했다. '리조트특별시'를 내세운 도시개발사업인 만큼 도시 전체에 리조트에 온 듯한 통일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DK아시아 관계자는 "도시 노후 시설을 개선, 관리하는 것은 공공기관 역할이지만 국내 최초 리조트도시 조성을 목표로 한 만큼 아라뱃길 위 백석대교를 특화 조명으로 교체하고 고사한 가로수를 새로 심는 등 전반적인 도시경관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단지 앞에 마련된 6만6000㎡ 규모 테마 공원 전경/사진=김미리내 기자 pannil@

김정모 DK아시아 회장은 "코로나 시대 단지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단지 내에서 즐기고 휴식할 수 있는 콘셉트가 아파트 가치를 좌우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면서 "단지 내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생활여건을 제공하는 것은 앞으로 주거 문화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평 최고 7.3억…높은 분양가 대비 인프라 부족은 과제 

왕로푸는 후분양 단지로 지난해 11월 분양을 시작했다. 앞서 2020년 검로푸 흥행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청약 당시 흥행몰이는 하지 못했다. 입주를 앞둔 현재도 계약을 진행 중이다. 주변보다 분양가격이 높게 책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왕로푸의 분양가는 전용 △59㎡ 4억8340만~5억4050만원 △74㎡ 6억500만~6억6700만원 △84㎡ 6억6670만~7억3520만원 △99㎡ 8억960만~8억7800만원이다. 검로푸와 비교하면 전용 84㎡가 약 2억원 가량 높게 책정됐다.

인근 단지와 비교해도 그렇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내년 2월 입주를 앞둔 '왕길역 금호어울림 에듀그린' 전용 59㎡는 올해 7월 3억9930만원에, 전용 84㎡는 지난 4월 5억1346만원에 매매됐다. 왕길역 바로 앞 '드림파크어울림1단지'(2010년)는 지난달 전용 84㎡가 3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최고가와 비교하면 약 2배 차이다. 

그동안 오른 원자잿값, 인건비와 최고급 시설 및 커뮤니티 등을 적용한 만큼 공급가격이 주변 단지 대비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올해 하반기 들어 부동산 경기가 돌아서며 입주를 앞두고 분위기가 반전하고 있다.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만 해도 공급면적 기준 ㎡당 평균 1304만300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5.37% 뛰었다.

분양 관계자는 "계약 100%를 채우지는 못했지만 지난달부터 분위기가 반전하고 있다"면서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분양가가 크게 치솟으면서 경기권으로 수분양자들이 시선을 넓히고 있고, 입주를 앞두고 완성되고 있는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이 공개되며 빠르게 계약률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부족한 인프라와 학교, 서울로 이동하기 쉽지 않은 교통 등은 과제다. DK아시아 관계자는 "빈 공간에 새로 도시를 조성하는 도시개발사업인 만큼 추가적인 인프라 시설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단지 앞 초등학교, 고등학교 부지를 비롯해 옆에 3000가구 규모로 새로 지어질 단지에는 중학교 부지 등 학교조성 부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근처에 왕길초를 비롯해 검단중·검단고등학교가 있지만 도보이용에는 조금 거리가 있다. 각각 도보(네이버지도) 기준 왕길초 15분, 검단중 22분, 검단고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시행사는 초등학교가 개설되기까지 왕길초 등으로 셔틀버스를 5년간 무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인천 2호선 왕길역과 검암역까지 출퇴근 셔틀버스도 운영한다. 인천 2호선, 공항철도가 지나는 검암역은 서울 9호선 직결이 확정돼 서울 접근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왕길역에서 출발해 9호선(급행)으로 갈아탈 경우 고속터미널역까지 40여분, 검암역을 거쳐 공항철도 이용시 서울역까지도 40여분이 소요된다. 

인근에는 종합병원, 의료바이오산학연구시설 등이 2029년 개원 목표로 조성 중이다. 서울 아산병원 컨소시엄이 청라의료복합타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027년 착공하는 경서동~왕길동 간선도로가 뚫리면 2028년 개점할 스타필드 청라까지 차로 10분 내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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