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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투자' 밝힐 의무 없는 건설사 ESG보고서…내년엔?

  • 2026.07.20(월) 07:00

10대 건설사 중 4곳은 안전 투자액 비공개
강제성 있는 '안전보건 공시제' 8월 시행
정부, 내년 4월30일 시행 맞춰 플랫폼 구축

주요 건설사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스스로 평가해 공개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보고서에 안전 투자 액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안전 관련 투자액수나 예산 등을 ESG보고서에 공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건설사가 안전보건 분야에 얼마만큼의 돈을 썼는지 더 정확히 드러날 예정이다. 내달 1일부터 안전보건 공시제가 시행돼 안전보건에 관한 주요 현황을 공시할 의무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안전 투자, 10대 건설사 중 4곳은 비공개

20일 국내 시공능력평가 10위 건설사 중 이날까지 올해 ESG보고서를 발간한 건설사는 비상장사인 SK에코플랜트와 현대엔지니어링을 제외하고 총 8개사다. 이 중 안전보건 분야 투자액수를 밝힌 건설사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IPARK현대산업개발 등 5개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안전보건 분야 투자액수를 공개했다.

각 사 보고서를 보면 현대건설은 2022년 1658억원이었던 안전보건 분야 투자액수를 2025년에는 2985억원까지 늘렸다. 올해는 2687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31조629억원, 영업이익은 6530억원이다.

DL이앤씨는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997억원, 1020억원을 안전보건 투자에 썼다. 지난해에는 958억원을 안전보건 분야에 투입했다. 그해 매출은 7조4024억원, 영업이익은 3870억원을 거뒀다.

IPARK현대산업개발이 안전보건에 3년간 투입한 금액은 1880억원이다. 2023년과 2024년에는 700억원, 675억원을 썼다. 2025년에는 505억원을 안전보건 분야에 투자했다. 그해 매출이 4조1470억원, 영업이익이 2486억원이었다.

3개 건설사가 안전보건 분야 투자액을 공개한 건 지속가능 보고서에 대한 지침을 제시하는 국제기구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및 유럽지속가능성 공시 기준(ESRS) 등에 따른 것이다. 건설사는 법정 안전보건관리비 외에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비용 등을 안전보건 분야 투자액 등으로 집계한다.

현대건설은 "안전보건 투자액과 관련해 별도의 공개 기준이나 의무는 없지만 안전 영역에 대한 회사의 의지와 진심을 드러내기 위해 액수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DL이앤씨는 "안전보건 관련해서 재해율, 안전보건 투자비용 등을 안전보건 지표 및 목표의 하나로 공개하고 있다"면서 "중대재해 예방과 안전관리 강화 노력과 성과를 이해관계자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ESG보고서에 2024년 산업안전보건관리비로 1137억원, 추가로 213억원의 안전관련 추가예산을 편성했다고 했다. 올해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라는 이름을 '기타 리스크 예방 투자 지원'으로 대신해 134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반면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등은 ESG보고서에 안전보건 예산 집행 및 투자 비용을 밝히지 않았다. 아직 올해 ESG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은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보고서 기준 2024년에 141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반면 SK에코플랜트는 별도로 안전투자 예산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ESG보고서에 대한 지침은 강제적이지 않아 경영 판단에 따라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특히 안전보건 분야 투자액은 각 건설사의 의지에 따라 공개 여부가 결정되는 사안이고 평가기관 등에서 해당 항목을 공개했을 때 평가를 더 잘 주는 정도"라고 말했다.

안전보건공시제, '안전'에 쓴 돈 공개해야

그동안 건설사의 안전보건 투자 규모나 예산이 드러나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정부 플랫폼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내달 1일부터 안전보건 공시제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건설사가 ESG보고서에 공통적으로 밝히고 있는 재해건수 등도 해당 플랫폼에 공시해야 한다.

안전보건 공시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 대해 안전보건에 관한 주요 현황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지난 1월29일 의결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에 따른 것이다. 공시 대상은 상시근로자 5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이다. 또는 연간 건설공사 금액 1200억원 이상의 건설사업주를 공시 대상으로 포함한다. 

앞으로 공시 대상인 기업은 매년 안전보건관리체제 구축 현황과 산업재해 발생 현황, 전년도 안전보건 활동 실적, 해당 연도 안전보건 활동 계획, 안전보건 관련 투자 현황, 산업재해 재발 방지 대책 및 이행계획 등을 공개할 의무를 진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서는 사업장의 안전보건 관리 수준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데 대부분의 정보는 기업 내부 또는 행정기관에만 축적돼 확인이 어려웠다"면서 "사업장의 안전보건 관리 수준에 대한 투명성 제고, 기업의 자율적인 산업재해 예방노력 유도, 국민과 노동자의 알권리 보장 및 기업 간 안전보건 관리 수준 비교가능성 확보가 목표"라고 밝혔다.

고용부는 기업이 관련 내용을 공시할 전용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안전보건 투자를 비롯한 안전보건관리 현황은 해당 플랫폼에 모두 공시 예정이다. 

올해 ESG보고서에 안전투자 예산 등을 공개하지 않았던 포스코이앤씨는 "매년 안전보건계획을 수립해 안전보건예산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향후 산업안전보건법 상 안전보건공시제도가 시행되면 관련 규정이 정하는 항목과 방식으로 공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안전보건에 책정한 예산이나 투자액 등의 공개는 전년도 말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면서 "법 시행은 올해 8월1일이지만 결산 및 이사회 승인 등이 필요한만큼 실제 공시는 내년 4월30일 이뤄질 것이며 관련 공시 플랫폼 공개도 그에 맞춰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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