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로 인한 바람이 건설업계까지 불어오고 있다. 여전한 원가 상승 압력을 비롯해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홈플러스 개발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이 하반기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상반기는 원가를 최대한으로 제어한 탓에 신용도 변화는 크지 않았다. 원가율 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하면서 기존 신용등급 유지에 성공한 모양새다.

원가율 낮춰 신용도 버텼다
17일 신용평가 3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가 총 32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벌인 상반기 신용등급 정기평가 결과 장기(무보증사채 등) 기준 28곳이 기존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BS한양과 한신공영의 경우 한기평으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됐다. BS한양은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 한신공영은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등급 전망을 높였다.
한기평은 BS한양에 대해 "차입금 증가 주요인이었던 에너지 및 자체사업 관련 선투자가 일단락되고 대규모 정비사업과 계열공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외형 확대 및 수익성 개선을 시현했다"고 평가했다.
한신공영에 대해서는 "진행 주택사업 채산성 및 분양 성과 등 감안 시 양호한 이익창출 및 운전자본부담 통제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바라봤다.
다만 나신평은 흥화의 경우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태왕이앤씨의 경우 'B+·부정적'에서 'B·안정적'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흥화는 당기순손실 438억원 등 자본 감소 및 유동성 축소, 태왕이앤씨는 분양 부진에 따른 주택 사업장 관련 자금 부담 증가 및 우발채무 규모 확대가 원인이 됐다.
상반기 건설업계 실적에 대해서는 3사 모두 원가율 개선을 통해 수익성 상승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했다. 한기평은 "올해 1분기에는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원가율 개선 및 대손상각비 축소에 힘입어 대부분 업체가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했다.
한신평 또한 "기존 고원가 현장 준공과 수익성을 확보한 신규 사업 비중 확대로 공사원가 부담이 완화됨에 따라 영업수익성은 다소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나신평에 따르면 올해 주요 11개 건설사(현대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GS건설·대우건설·IPARK현대산업개발·SK에코플랜트·KCC건설·코오롱글로벌·HL디앤아이한라) 1분기 매출액 대비 세전이익(EBIT)률은 5.2%로 전년 동기 3.4%보다 1.8%포인트 증가했다.
대우·포스코 '부정적' 유지
지난해와 올해 초 등급 전망 '부정적'을 받았던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기존 평가를 유지했다. 대우건설의 경우 지난해 8154억원이라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걸쳐 잇따라 사고가 발생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나신평은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매출액 대비 EBIT가 13.1%로 지난해 1분기 7.3%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으나 과중한 차입금 부담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신평은 "지난 4월 신안산선 제5-2공구 터널 붕괴사고에 대한 국토교통부 사고조사 보고서 발표로 인해 향후 영업정지 행정처분, 관련 지체상금 및 복구비용, 피해보상 등 가능성이 있다"며 "주택 브랜드 신인도 하락과 신규 수주 차질, 사고 관련 추가 자금 소요 등 사업 및 재무적 변동성이 내재해 있다"고 바라봤다.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사고 관련 재무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 등급 전망 회복 관건이라는 평가다. 한신평은 포스코이앤씨 등급 전망 '안정적' 복귀 가능성 증가 요인으로 "안전사고 관련 영업 및 재무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가운데 주요 현장 수익성 개선, 영업자산 회수를 바탕으로 연결기준 영업이익률 3% 이상, 부채비율 150% 미만을 유지해야 한다"고 짚었다.
대우건설은 지방 미분양 해소 및 자체사업에 따른 수익성 회복을 신용등급 전망 회복의 키로 꼽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난 2024년 부산 '블랑 써밋 74', '서면 써밋 더뉴', 경기 김포 '풍무역 푸르지오 더 마크' 등 자체사업장 분양이 많이 이뤄졌다"며 "이들 사업장에서 본격적인 매출 발생이 예상되는 시점이 2027년인 만큼 내년에는 실적 회복에 따른 신용등급 전망 상승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변수 '미분양·홈플러스'
신용평가업계는 하반기 건설사 신용도를 좌우할 요인으로 '공사대금 회수' 및 'PF 부담 상쇄' 등을 거론했다. 수도권 주요 입지를 제외한 분양시장이 여전히 침체한 가운데 최근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개발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관련 PF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도 커져서다.
나신평에 따르면 주요 10개 건설사(코오롱글로벌 제외) 합산 기준 경과기간이 1년을 초과한 공사미수금 잔액은 2022년 말 2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5조7000억원, 올해 3월 말 기준 7조2000억원으로 증가세다.
한기평은 "준공 후 미분양의 85.3%가 지방에 소재하는 등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대출 규제와 경기 둔화에 따른 주택 구매여력 약화로 미분양 사업장의 빠른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도 공사미수금 회수를 통한 현금 유입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PF 리스크 제어도 관건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건설사 합산 PF 보증액 26조원 중 상대적으로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이 높은 미착공 도급사업장 관련 보증 금액은 7조1000억원으로 27.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 점포 개발사업 관련 PF 보증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한신평은 "건설사들은 일부 홈플러스 점포 폐점, 임대료 조정 등으로 인한 후순위 PF 차입금 금융비용 부족분에 대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번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운영 중인 점포들의 전면적인 폐점이 현실화할 경우 금융비용 지원을 넘어 PF 차입금 대위변제나 인수 등으로 건설사들의 대규모 현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신평에 따르면 DL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GS건설 등이 홈플러스 점포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사업장의 건설사 후순위대출(PF보증) 금액은 이달 기준 7163억원이다.
한기평은 "올해 건설업 신용도는 신규 착공 사업장에서 창출되는 이익이 기존 미회수채권 관련 손실과 PF 관련 자금 부담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원가율 개선 추이, 추가 대손 인식 규모, 공사미수금 실제 회수 여부, PF 우발채무 현실화에 따른 자금 소요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