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장을 보러 가던 대형 마트 홈플러스가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부지 매각 이후 추진돼 온 개발사업들이 최근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에 따라 분양에 속도를 내면서 실제 주택 공급도 가시화하고 있다.
정부가 도심 내 주택 공급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가운데 홈플러스 개발사업도 새로운 공급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직 전체 공급 규모는 불확실하지만 역세권 대형 부지를 활용한 개발인 만큼 건설업계는 물론 주택시장에서도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수도권 유효 입지에 '2800가구'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경기 부천시 옛 홈플러스 상동점 부지에 '상동역 롯데캐슬 시그니처'를 이달 중 분양한다. 주상복합 단지로 전용면적 84~192㎡ 아파트 1859가구가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부천상동점을 포함해 총 13개 홈플러스 점포를 개발하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중 부천상동점은 지난달 본PF 전환을 마쳐 착공과 함께 분양에 나서는 상황이다.
부천상동점과 함께 구체적으로 개발 계획이 잡힌 곳은 동대문점이다. 최고 49층, 총 417가구 규모 주상복합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일반분양은 340가구, 나머지 77가구는 장기민간임대·공공임대로 공급된다. 지난달 본PF 전환을 완료했고 올해 12월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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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점도 500가구 규모 공동주택 단지로 거듭날 계획이다. 단 이 사업장은 현재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KB증권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다만 매각 절차가 완료된 뒤에는 공급 가구수 등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관련기사:KB증권 컨소시엄, 홈플러스 영등포점 자리에 공동주택 짓는다(4월28일)
이 외에 롯데건설이 보유 중인 홈플러스 개발사업장 중 가좌·김해·센텀시티·동수원점 등 4곳은 지난 5월 폐점됐다. 해당 점포 개발 계획은 내달 말에서 9월 초쯤 나올 것이라는 게 롯데건설 측 설명이다. 현재까지 롯데건설이 참여 중인 홈플러스 개발사업장 총 13곳 중 3곳에서 약 28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민간·공공 '투 트랙'으로도
GS건설이 참여 중인 안산점 개발사업도 폐점과 함께 계획이 확정됐다. 이달 본PF 전환을 마친 안산점 개발사업은 현재 사업계획승인을 받고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이곳에는 최고 49층, 아파트 4개동 984가구, 오피스텔 2개동 370호실 등 총 1354가구가 공급된다.
롯데건설 다음으로 가장 많은 홈플러스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DL이앤씨는 전주완산점과 대전문화점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전주완산점은 지난달, 대전문화점은 지난해 5월 진행된 공모에서 각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HUG가 공모를 통해 민간 사업장을 선정, 기금이 출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주택 공급 사업이다. HUG에 따르면 전주완산점은 518가구, 대전문화점은 522가구 규모 개발을 예정하고 있다.
이밖에 부산연산점과 대구점도 점포 부지를 활용한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다만 이들 사업장은 현재 상황이 여의치 않다.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추진 중인 부산연산점의 경우 당초 태영건설을 시공 예정사로 두고 사업을 벌였으나 양사 협력 관계가 무산됐다. 이후 쌍용건설과 2024년 업무협약(MOU)을 맺고 다시 사업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MOU가 종료된 뒤 사업 방향에 관해 상호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개발 계획상으로는 522가구가 공급될 예정이었다.
대구점의 경우 최초 민간 사업으로 추진되다 무산된 뒤 2024년 HUG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대상지로 선정됐다. 다만 기금 출자 승인 및 집행을 위한 사업계획 협의가 진행되면서 일정이 뒤로 밀리는 상황이다. HUG에 따르면 공급 예정 가구수는 732가구다.

역 가깝고 주거지 밀집…공급 효과는?
홈플러스 부지 개발사업이 본격화한 건 지난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 주인이 바뀐 이후다. 당시 인수 과정에서 상당한 부채를 짊어진 MBK파트너스가 이를 감당하기 위해 보유 중인 점포 매각에 나서면서 이들 부지를 활용한 개발사업이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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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특성상 역세권 등 접근성 높은 입지에 들어선 경우가 많다. 물류창고 등 공간이 필요한 만큼 부지도 넓은 편이다. 이 때문에 개발사업을 통한 수익화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건설사들이 부지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A 건설사 관계자는 "마트 부지 자체가 크고 쪼개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인허가도 용이하고 개발 진행도 빠른 편"이라며 "대부분 주거 밀집 지역이나 지하철역 근처에 조성된 경우가 많아 위치가 좋다"고 말했다.
B 건설사 관계자도 "당장 부지 매입 등에 비용이 소요될 수 있지만 그만큼 개발 수익도 쏠쏠할 것"이라며 "시장 상황이 불확실성이 있긴 하지만 충분히 자기자본 여력이 된다면 입지가 좋기 때문에 수익성도 어느 정도 보장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정부는 현재 공급에 혈안이 돼 있는 상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닥치고 지어야 한다"며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폐교 등 부지까지 샅샅이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홈플러스 점포를 비롯해 추후 영업이 어려워진 점포들까지 개발에 나서게 된다면 이에 따른 공급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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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공급할 땅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홈플러스 같은 접근성이 뛰어난 대형마트 부지가 시장에 나오게 되면 공급 확대 효과도 누릴 수 있고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며 "(주택 공급 측면에선) 정부와 사업자, 수요자 모두 윈윈하게 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이러한 대규모 공급이 가능한 곳은 홈플러스 전체 매장 중에서도 자체 건물을 통해 영업하던 점포에 한정된 만큼 실질적인 공급 효과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실상 단독 건물로 영업 중이던 점포만 추가적으로 개발이 가능한 만큼 실질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공급 확대 영향은 제한적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