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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쏟아지는 부동산 정책, 간명해져야

  • 2026.07.02(목) 06:36

전방위적 주택시장 안정 노력에도 시장 뜨거워
정책 발표마다 단기 냉각 후 급등 반복
변덕스럽고 복잡한 정책, 안정효과 반감

"법이 순식간에 휙휙 바뀌니 뭘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지방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세제 혜택을 확대한다면서 '지방 중심 건설투자 보강방안'을 발표한 기사의 댓글이었다. 1주택자가 추가로 주택을 구입을 하더라도 1세대 1주택 특례를 부여하는 '세컨드홈' 세제지원 대상 지역을 확대한다는 내용이었으나 "나중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시장 상황이 바뀌었다고는 해도 최근 정부 인사들은 번복성 정책 구사를 쉽게 여기는 듯하다. 최근 임광현 국세청장의 매입임대등록 제도 관련 발언이 대표적이다.

임 청장은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매입임대등록 제도는) 다주택 양도(소득)세 중과도 영구적으로 적용되지 않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더 유리하게 적용받는 파격적 혜택"이라면서 "현재 혜택이 너무 과도한 측면이 있으니 임대기간 동안의 세제 감면과 종료 후 일정기간의 혜택으로 충분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들도 설득력이 있다"고 적었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에 주택임대인협회는 "(임대사업자) 등록 당시 정부가 약속한 제도를 사후적으로 변경하고 소급해 불이익을 가하는 정책을 반복한다면 어떤 국민이 국가 정책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면서 "소급 규제는 정책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고 1년여가 흐른 시점이다. 주택 시장 안정을 목표로 한 정부의 정책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과열한 시장에 정책 '약발'이 단기에 그치니 수요자는 불안하다.

지난해 6월27일 정부는 불같이 뜨거워진 주택시장에 대출을 옥좼다. 지난해 10월15일에는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규제지역으로 묶으며 주택 거래 문턱을 높였다. 규제 강화와 함께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가구를 짓겠다는 9·7, 6만가구를 추가한 1·29 공급대책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시장은 단기적으로 진정된 이후 다시금 타오르는 걸 반복했다. 미흡한 공급 대책은 오히려 상승 불씨가 되기도 했다.

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시계열 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이 발표된 직후인 작년 6월 다섯째 주(6월30일)부터 올해 6월 넷째 주(6월22일)까지 서울의 아파트값은 10.08% 뛰었다. 

이 기간 서울과 인접한 성남 분당은 22.73%, 안양 동안은 17.33%, 광명은 17.06%가 올랐다. 3개 지역은 모두 지난해 정부가 10·15대책을 통해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묶은 곳이다. 규제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이내 급등하자 시장에서는 규제 지역에 대해 정부가 집값을 오르는 지역으로 공인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올해는 규제 지역 인근으로 집값 상승세가 번졌다. 화성 동탄의 아파트값은 전년 말과 비교해 11.38%가 오르며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30일 화성 동탄과 용인 기흥, 구리시를 추가 규제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집값 안정을 위해 규제 카드를 다시 꺼낸 것이다. 

이재명 정부 집값 상승률 상위 5개 지역./그래픽=비즈워치

올해는 부동산 관련 세금도 주택 시장 안정의 수단으로 대두하고 있다. 그간 유예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시행한 게 대표적이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 공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시장은 양도세 중과 시행 전후로 냉각했으나 시간이 흐르자 다시 뜨거워졌다. 이에 정부는 최후의 수단이라던 보유세 부담을 키우는 방향의 세제 개편도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던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정상화를 "계곡 정비보다 쉽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최근 기류를 보면 그렇지 않은 셈이다. 

정부는 공급과 규제, 세금 등 전방위적으로 주택 정책을 내놓고 있으나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정책적 목표 달성에는 다가서지 못했다. 이달 세제 개편을 앞두고 부동산 대토론회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한다. 

의견 청취에 앞서 정부의 변덕스럽고 복잡한 정책, 발언들이 시장을 오히려 불안하게 하고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속도전을 강조한 공급 대책은 일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이해관계자와의 갈등으로 시끄럽고 정작 수요자에게는 별다른 신호를 주지 못하고 있다. 

규제를 내면서 정작 정책 당국도 헷갈려 정정하는 일까지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 발표 당시 토허구역을 지정하면서 토허구역 내 오피스텔과 상가 등 비주택 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이 70%에서 40%로 강화된다고 했다. 그러나 토허구역은 오피스텔 LTV 강화 규정이 없다는 걸 확인한 뒤 그대로 70%를 적용한다고 정정했다.

일관성 있고 직관적인 부동산 정책이 시장을 불안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 수요자의 불안은 주택 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어진다. 거래량이 적은 시장에서는 일부 매매 사례만으로도 시세가 널뛴다. 다가올 부동산 관련 세제의 개편도 간명한 구조로 오래 이어질 수 있는 내용이 담겼으면 한다. 당장 집값 잡기 수단으로만 삼기보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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