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박근혜 정부 때 도입돼 2018년부터 입주가 이뤄진 기업형 임대주택, 이른바 '뉴스테이'의 임대의무기간이 잇따라 만료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전월세 시장 안정을 목표로 분양 사업을 주로 하던 민간 건설업체를 임대 시장에 끌어들였다. 집주인이 기업인 장기 임대주택이 뉴스테이다.
뉴스테이는 최초 사업 추진 당시 임대 의무 기간이 8년이었고 임대료는 계약 갱신마다 5% 이상으로는 올릴 수 없게 했다. 대신 각종 세제 및 금융 관련 혜택,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민간사업자에 '당근'으로 제시했다.
2030년까지 뉴스테이 총 3만9430가구의 임대 의무 기간이 끝난다. 지난해 11월 전국 뉴스테이 사업장 중 'e편한세상테라스위례'가 처음으로 임대 의무 기간이 만료하자 분양 전환을 놓고 혼선이 생겼다. 임대 의무 기간이 끝난 후 분양 전환 방식이나 임대 기간 연장 등에 대한 제도적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의무 임대 기간이 끝난 후의 분양 전환과 관련한 공식적인 지침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사업자 간 매각 및 임대 연장 기준 협의는 있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HUG는 뉴스테이를 운영하는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에 자금을 댄 주택도시기금의 운용 기관이다. 주주 간 협의를 통해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일부 사업지가 있으나 임대인도 임차인도 만족할 수 있는 출구 전략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임대 의무 기간 끝났는데 "일단 연장"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뉴스테이 'e편한세상 도화'의 5블록과 6-1블록이 연내 분양 전환을 추진한다. 앞서 지난 2월에 8년의 의무 임대 기간이 끝났으나 임대 기간을 2년 더 연장하고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e편한세상 도화' 5블록과 6-1블록은 DL이앤씨가 시공을 맡아 총 2105가구로 조성됐으며 2018년부터 민간임대 형태로 입주민을 받았다. '인천도화기업형임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가 임대 사업을 운영하는 단지다. 이 리츠는 DL과 인천도시개발공사가 각각 231억원을 출자해 15%씩 지분을 가졌고 나머지 70%의 지분은 HUG가 가지고 있다.
이 리츠는 당초 2026년까지 임대 사업을 벌인 후 분양 전환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후 청산 과정을 거쳐 분양 이익을 나눠야 했다. 그러나 분양 전환 관련한 제도적 기준이나 지침이 없어 일단 임대 사업 기간을 늘렸다. 지난해 26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는 등 임대 수입과 이자 수익으로는 이익을 남기지 못한 리츠다.
앞서 지난해 11월 의무 임대 사업 기간이 끝난 '위례뉴스테이기업형임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도 전체 임대 가구의 임대 기간을 2년 연장하고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분양 전환하기로 했다. 해당 법인은 경기 성남 위례신도시 'e편한세상 테라스위례'를 운영하는 리츠다.
2+2, 계약갱신청구권도 쓸 수 있다?
그간 의무 임대 기간이 만료한 뉴스테이 사업장은 임대 기간을 2년 더 일괄적으로 연장했다. 연장 기간 중 분양 전환 방식 등을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앞으로는 뉴스테이 임차인이 8년의 임대 기간 만료 후 우선 매수권 행사와 임대 연장을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임대 연장을 택한 임차인이 추가로 계약갱신청구권까지 활용한다면 민간사업자의 기존 의무 임대 기간보다 4년을 더 세들어 살 수 있다.
리츠는 늘어난 기간 만큼 임대사업자 지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해당 기간 중 청산은 어려울 전망이다. 기존 8년의 임대 의무 기간이 만료하더라도 처분 이익에 대한 배당이 늦어질 수 있는 것이다.
'e편한세상 도화'의 5블록과 6-1블록 분양 전환은 인천도시공사가 주관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리츠 주주 간에는 임대 기간이 더 연장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다"면서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을 막을 수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분양가는요?
인천도시공사는 리츠의 최대 주주인 HUG와 논의를 거쳐 분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임차인 중 무주택자에게 우선 매수권을 주게끔 주주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말이 나온다.
매각가는 사업자와 임차인이 각각 선정한 감정평가사가 산출한 감정가의 평균치로 정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의무 임대 기간이 끝나는 뉴스테이 단지에도 이 같은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변해림 써브감정평가법인 감정평가사는 "감정평가액 산정은 시장가치를 기준으로 하는 게 원칙"이라면서 "감정평가액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날짜 영향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기준 시점에 따라 시장가치를 반영하는 실거래가의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유주택자에게는 우선 매수권을 주지 않도록 가닥을 잡았다. 과거 뉴스테이는 주택 보유 여부와 무관하게 입주를 허용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임대 기간이 최장 10년인 공공지원 민간임대를 공급하면서 입주 자격을 무주택자로 한정했다.
임차인이 유주택자인 물건은 무주택자 대상으로 분양될 전망이다. 이 경우 무주택자는 세입자가 있는 집을 매수하는 셈이다. 입주 공고 때와 다른 분양 기준을 적용하면 이에 따른 갈등도 예상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다만 국토부는 이와 관련한 공식적인 지침을 현장에 전달하지 않았다고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뉴스테이의 임대 의무 기간 만료 이후 분양 전환 방식 등은 주주끼리 알아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 수입만으로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하기 어려운데 임대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는 건 민간사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서 "분양 전환 과정에서 갈등도 빈번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대 주주인 HUG나 해당 기관을 관리감독하는 국토부에서 공식적인 지침 등을 내리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