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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의 실험, '가전+가구' 시너지 낼까

  • 2025.01.09(목) 07:20

가구 대리점 입점 추진…구매 연계성↑
"판로 확대 일환…사업 준비하는 단계"
내구재 특성 뚜렷…성장 둔화 지적도

/그래픽=비즈워치

롯데하이마트가 사업 혁신에 나선다. 가전과 시너지가 높은 가구, 인테리어와의 연계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히 가전이라는 한정된 카테고리 내에서 상품을 판매했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한 이 전략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회사를 구출해낼 활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한 곳에서 한 번에 사세요"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프랜차이즈·가맹 사업'을 신규 사업 목적으로 추가했다. 가구와 인테리어를 판매하는 대형 대리점에서 롯데하이마트의 가전을 판매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포석이다. 일반적으로 이들 시장은 이사와 입주, 혼수 등이 활발히 일어날 때 수요가 증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결정의 배경엔 '롯데하이마트 주안점'이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11월 인천 주안점의 리뉴얼을 단행하고 4층과 5층을 인테리어 특화 공간으로 구성했다. 인테리어 상담부터 가구와 가전을 한 건물에서 구매할 수 있는 '원스톱' 구조를 만든 셈이다.

/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이 같은 전략은 즉각 효과를 나타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주안점 내 인테리어 계약 고객 10명 중 7명은 가전을 함께 구매했다. 냉장고 규격에 맞춘 수납장을 맞춤 시공하듯 가전을 하나의 인테리어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때부터 롯데하이마트는 대형 가구·인테리어 매장 내 가전 판매 사업을 새로운 수익창출원으로 눈 여겨봤다.

특히 롯데하이마트는 판로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가구·인테리어 업계 1, 2위를 다투는 현대리바트와 한샘의 지난해 3분기 말 전국 대리점 수는 총 860여 곳이다. 점포 효율화를 통해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는 롯데하이마트 입장에선 매장을 신규 출점을 하지 않고도 판매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작년 9월 말 기준 롯데하이마트의 매장은 327개로, 1년 전보다 26개 줄었다.시작은 지금부터

롯데하이마트는 현재 사업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선 단계다.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한 상태는 아니지만 업계에선 한샘과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 2021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한샘을 인수할 당시 모회사 롯데쇼핑과 전략적투자자(FI)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당시 롯데하이마트는 500억원을 출자했다.

양사가 꾸준히 협업 사례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7월 한샘과 협업한 가전·가구 특화 매장 '롯데하이마트 한샘광교점'을 출점했다. 한샘의 도심형 체험 플래그샵인 '한샘 디자인파크 수원광교점' 4층 전층에 롯데하이마트가 들어선 형태다. 최근에는 자사 매장에 소규모 공간을 구성해 한샘 가구 상담 코너를 마련하기도 했다.

다만 롯데하이마트는 특정 업체를 타깃으로 삼고 있진 않다는 입장이다. 가구·인테리어 매장에서 가전까지 취급하기 위해선 한샘과 같이 매장 규모가 커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본사가 아닌 대리점과의 충분한 상의와 협업이 필요한 사업이라는 설명이다.

롯데하이마트 측은 "한샘이 워낙 탄탄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한샘을 제외하고는 사업을 논할 순 없다"며 "본사가 아닌 각각의 대리점을 상대로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가구·인테리어 대리점이 그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량리 롯데마트점 내 롯데하이마트의 홈 만능해결 센터./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반면 가전과 가구가 내구재의 성격이 강한 만큼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들 제품은 한 번 구매하면 10년 이상을 사용할 정도로 교체 주기가 길다. 이 때문에 향후 롯데하이마트가 대형 대리점 입점 시 가전뿐 아니라 안심 케어 서비스까지 접목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하이마트는 현재 고객의 매장 유입을 늘리고 관계 장기화를 위해 수리, 클리닝, 이전설치, 인테리어 등의 서비스를 한데 모은 '홈 만능해결 센터'를 리뉴얼 점포(89개)에 설치한 상태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준비 단계에선 설치 방안의 검토 정도는 가능하지 않겠나 싶다"면서 "대리점 내 일정 부분에서 가전 판매가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공간적인 제약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하고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을 추가한 정도"라며 "사업을 준비하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릴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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