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LB가 이달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세 번째' 간암신약 허가 재신청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HLB의 중국계 파트너사인 항서제약은 FDA가 허가불발 원인으로 지적한 사안에 대한 보완서류를 제출하고 현재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FDA로부터 보완 내용이 충분하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으면 양사는 곧바로 재승인 서류를 제출해 연내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다.
보완요청 사안, 단 하나
8일 업계에 따르면 HLB의 파트너사인 항서제약은 현재 미 FDA에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제조 및 품질 관리(CMC)에 관한 보완서류를 제출하고 이에 대한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만약 FDA가 항서제약의 보완 내용이 충분하다고 답변하면 HLB와 항서제약은 즉시 허가 재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HLB와 항서제약은 지난 3월 미 FDA에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간암 1차 치료제 허가신청에서 보완요청(CRL)을 받았다.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제조 및 품질 관리 부문에서 미흡한 점이 발견되면서다.
다행히 이번에 FDA가 지적한 사안은 단 한 가지에 불과했으며 그 내용도 경미한 것이라고 HLB 측은 설명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영업비밀로 언론 등에 공개하지 않았으나 개선에 오랜 시간이 걸리며 시장에서 우려하던 멸균·살균 문제는 아니라고 밝혔다.
지난달 진양곤 HLB 회장은 직접 중국을 방문해 항서제약 쓘 파오양 회장을 만났다. 여기서 진 회장은 항서제약이 FDA의 지적사안에 발 빠르게 대응해 재승인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HLB는 지적 사안이 경미한 만큼 허가 심사시간도 길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FDA는 승인서류에 대해 간단한 보완만 필요하다고 보면 '클래스 1' 심사 절차에 따라 2개월 내에 검토를 마친다. 추가 수정이 필요하면 '클래스 2' 심사로 분류돼 최대 6개월이 소요된다. HLB는 클래스 1 심사를 기대하지만 혹여 클래스 2로 지정돼도 연내에는 결론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하반기 유럽 허가 진행
HLB는 FDA 심사와 별도로 올해 하반기 유럽의약품청(EMA)에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간암 1차 치료제 신약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지난 2월 유럽 최대 암학회인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아직 허가받지 않은 HLB의 약물을 간암 치료제로 사용 권고하면서 시장 진입 가능성에는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세계에서 의약품 승인절차가 가장 까다로운 규제기관인 FDA나 EMA로부터 허가를 받으면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도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캐나다, 호주 등의 국가는 FDA와 EMA로부터 승인된 약물을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으로 간주하고 간소화된 심사절차를 적용하고 있어서다.
HLB는 올해 하반기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적응증(치료범위) 확대 전략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두 약물은 다수의 임상에서 간암뿐만 아니라 난소암과 대장암, 폐암 등에서 우수한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 HLB는 아직 간암 다음으로 어떤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할지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HLB 관계자는 "항서제약은 CRL 수령 24일 만에 FDA가 지적한 사안에 대해 최고 등급의 테스트를 통해 문제 소지가 없음을 입증하고 관련 데이터를 포함한 보완 서류를 제출했다"며 "경미한 지적사항이었던 것만큼 클래스 1 심사로 분류돼 5월 허가 재신청 후 7월 중 승인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럽 허가 신청 준비도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간암 신약이 'ESMO 가이드라인'에 등재된 점에서 알 수 있듯 의료 현장의 수요와 기대가 큰 상황"이라며 "FDA의 허가 심사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욱 철저히 준비해 최대한 신속하게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