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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바이오 잘사니즘…김문수, 유망수출 산업 지정

  • 2025.05.06(화) 08:00

대선 후보들 바이오 공약, 방향성 같아
차세대 국가성장 동력 삼고 집중 육성
업계 "경쟁국 공격적, 늦으면 기회 뺏겨"

대통령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내건 바이오산업 육성 공약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세부 정책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R&D(연구개발) 투자 확대, 인력 양성 등 방향성은 일치한다. 업계는 글로벌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구호를 넘어 실질적인 정책 추진이 뒤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잘사니즘' 핵심 동력으로 바이오 내걸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잘사나즘'이란 비전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잘 산다'는 말에 사상과 이념을 뜻하는 접미사 '이즘(-ism)'을 결합해 만든 신조어다. 단순한 생계 해결, 이른바 '먹사니즘'을 넘어 경제 성장의 과실을 나누어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이 대표의 잘사니즘 비전을 이끌 핵심 경제 성장 동력 중 하나다. 이 대표는 지난 2월 사실상 대선 출마선언인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연설에서 이 같은 의미에서 바이오산업을 양성하기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향후 5대 바이오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기 위한 국가투자가 필요하다"며 "인천과 충청권 등 권역별 특화 발전 전략으로 R&D 및 금융 지원, 바이오특화 펀드 등 투자 생태계 구축, 관련 의학자 등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 2024년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며 바이오산업 육성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공약에는 △신약개발 R&D 비용 보상체계 정비 △임상시험 지원체계 강화 △백신 자급화 추진 등 업계가 제안한 주요 과제가 포함됐다.

최근에는 상장 바이오기업의 고민거리인 '법차손(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 요건을 완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기업의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3년간 2회 이상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이를 두고 바이오업계는 성과 창출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산업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대표의 잘사니즘이 진보와 보수(좌우)를 아우르는 통합적 비전을 지향하는 만큼 바이오업계에 우호적인 정책만 내놓는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며 무산된 상법 개정안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표는 한국 증시 저평가를 극복하기 위해 소액주주의 권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바이오업계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기업은 수년간 신약 R&D에 집중하는 구조상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 등이 잦고 이로 인해 경영진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액주주의 영향력이 확대되면 경영진이 장기적인 R&D 전략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바이오업계는 다른 업종과 비교해 소액주주와 경영진 간의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편이다. 올해 3월 오스코텍의 김정근 대표는 소액주주와 표대결에서 패배하며 대표이사 연임에 실패했다. 같은 달 아미코젠 소액주주연대는 창업주인 신용철 전 대표를 내쫓고 이사회를 꿰찼다. 김문수, 도지사 시절 추진한 바이오 육성 '의지'

지난 3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된 김문수 후보는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추진한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오산업 육성에 역량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는 경제 성장이라는 큰 틀 안에서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전국에서 바이오 사업체와 종사자 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지사로 8년(2006~2014년)간 활동하며 지역 바이오산업을 직접 육성한 경험이 있다.

김 후보는 2006년 도지사 취임 이후 경기 광교, 판교 등에 바이오산업 특화단지 조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2009년에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에서 떨어지자 화성에 독자적으로 생명공학 산업단지를 짓기도 했다. 같은 해 김 후보는 화성에 위치한 한미약품 연구센터가 증축 부지 확보 문제로 어려움을 겪자 직접 회사에 방문해 지원에 나섰다.

특히 김 후보는 도지사 재임 시절 세액공제 등의 인센티브책을 앞세워 다수의 해외 바이오기업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2013년 김 후보는 독일 바이오의약품 공정기업 싸토리우스, 미국의 종합의료기업인 GE헬스케어와 판교에 각각 2000만달러(280억원), 1억8000만달러(2500억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김 후보는 지난달 '수출 5대 강국' 공약을 발표하며 바이오를 유망수출 산업으로 지정하고 집중적인 육성을 약속했다. 

이달 1일에는 바이오를 포함한 과학기술 분야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여기서 기술강국 도약을 위해 단순한 R&D 투자 확대가 아닌 연봉 기준 상향, 65세 정년 회복 등 과학기술인에 대한 처우 개선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아울러 부총리급 과학기술 컨트롤 타워를 신설해 R&D 자원을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을 밝혔다.

김 후보는 "과학기술인이 존중받는 정책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 과학기술인이 신나게 연구하고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며 "과학기술인이 든든한 제도 위에서 자율성과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총리직을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예비후보(무소속)도 바이오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한 후보는 윤석열 정부에서 국무총리로 재임하며 관련 정책 전반을 이끈 경험이 있다. 지난 2023년 출범한 범정부 컨트롤타워인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의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규제완화 등에 관한 업계 의견을 직접 수렴하기도 했다.

한 후보는 지난달 서울 강남에서 열린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인공지능, 바이오, 양자 기술 등 3대 게임체인저 기술의 확보가 관건이 되고 있다"며 "과학기술인과 정보통신인이 창의와 혁신, 도전정신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힘껏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러한 움직임을 반기면서도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위기의식을 가지고 보다 적극적인 정책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근부회장은 "우리와 경쟁하는 나라들은 무척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 성장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우리가 기회를 빼앗길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양당 모두 바이오 산업이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산업계가 공감할 수 있는 지속발전 가능한 종합적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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