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를 필두로 한 AI 인프라 사업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과거 이동통신 가입자 유치에 머물렀던 경쟁의 중심축이 이제는 누가 더 성능이 좋고 규모가 큰 AI 인프라를 갖추는지로 이동했다.
AI 인프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았다는 점은 같지만 세부전략은 통신3사 모두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SK텔레콤(SKT)은 SK그룹 차원의 '풀스택(Full-Stack)' 전략, LG유플러스(LGU+)는 LG그룹 생태계와 음성 AI 플랫폼에 방점을 찍었다. KT는 다양한 기업들이 AI로 전환(AX)할 수 있도록 돕는 오픈 플랫폼으로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SKT, AX 수직계열화 '활짝'
SKT는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경쟁력으로 풀스택을 강조한다.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조달부터 데이터센터 건설과 에너지원 확보까지 SK그룹이 전 과정을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이다. 1980년대 석유 시추부터 최종 제품 생산까지 아우르던 수직 계열화 전략이 AI 시대를 맞아 풀스택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 셈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가 HBM 반도체를 공급하고, SK에너지와 SK에코플랜트 등 계열사가 전력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구축을 책임진다.
SKT는 통신망 구축과 운영 경험을 앞세워 그룹 내 AI 인프라를 설계하고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는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자체적인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AI의 하드웨어(몸통)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두뇌)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SKT 관계자는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반도체와 에너지, 건설과 통신 역량을 그룹 내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다"며 "확실한 지원군이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LG', 수도권 노린다
LGU+ 역시 그룹 계열사 역량을 한데 모아 AIDC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파주 AIDC다. 200메가와트(MW) 규모의 전력이 공급돼 수도권 내 최대 규모의 추론형 AIDC로 기능한다. 현재 수도권에서 200MW 공급이 가능한 곳은 파주 AIDC가 유일하다. 특히 냉각 설비와 배터리, 전력 설비 등 주요 장비는 'ONE LG' 생태계를 기반으로 구축한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LGU+의 음성 AI 플랫폼인 '익시오(ixi-O)'의 확장성에 기대가 모아진다. 현재 스마트폰 개인비서와 고객센터 솔루션 등 통신서비스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는데 가전과 전장, 로봇 등 여러 디바이스를 제어하는 공통 음성 인터페이스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다연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더 많은 디바이스가 익시오 생태계에 편입될수록 플랫폼 효과 강화로 소프트웨어 매출이 증가할 수 있다"며 "내년 상반기 파주 AIDC 준공으로 AI 인프라 역량도 강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LGU+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가장 큰 규모인 파주 AIDC 구축 등을 가장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며 "AI 사업은 AIDC와 인공지능 컨택트센터(AICC), 익시오 등 3개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KT "AX 무대 만들 것"
KT는 국가기간통신사업자로서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다른 통신사들처럼 AIDC를 구축하지만 지향점이 다르다. SKT와 LGU+는 그룹 역량을 강화하고 수익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KT의 AIDC는 AI 사업을 원하는 기업 모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이 목표다.
박윤영 KT 대표는 최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AX 플랫폼 컴퍼니'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금융, 공공, 제조, 의료 등 4대 핵심 분야 기업들이 KT 인프라와 AI 서비스를 통해 AX를 이룰 수 있도록 생태계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약 5조원을 투자해 1기가와트(GW) 규모의 AIDC를 실수요 기반으로 추가 구축한다. 대규모 학습·추론에 대응하는 '중앙 AIDC'와 산업 현장 인근에 확충하는 'AI 엣지(Edge)'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피지컬 AI와 자율주행 시대에 필수인 초저지연 실시간 추론 환경을 전국에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토큰 팩토리와 스테이블 코인도 신성장 AX로 삼는다. 토큰 생성과 중개, 과금 지원이 가능한 토큰 팩토리를 구축하고 AX 사업 모델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자회사인 케이뱅크, BC카드와 함께 스테이블코인 기반 디지털 금융 플랫폼 시장 진입을 노린다.
KT 관계자는 "인프라를 만들고 고객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AX 플랫폼의 목표"라며 "산업별 특화 AX를 통해 공공과 민간 B2B 시장에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