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그룹이 합작한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공장의 주도권이 LG에너지솔루션 쪽으로 넘어갔다. 양측의 지분 구조는 5대 5 그대로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사 의결권의 과반수를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3분기부터 공동기업이었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공장 법인 HLI그린파워(HLI Green Power)를 종속기업으로 분류했다. 주주간 약정 변경으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과반수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다. 경영의 주도권을 쥐게 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이 HLI그린파워를 만든 것은 2021년 8월이다. 두 회사의 합작사로, 사명 HLI(Hyundai LG Indonesia)도 두 회사의 영문 사명의 첫 글자를 따왔다. HLI그린파워 지분 구조는 현대차그룹 50%, LG에너지솔루션 50%로 균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HLI그린파워 의결권 과반수를 확보한 시점은 HLI그린파워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공장 준공 시점과 맞물린다. 지난 7월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의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는 HLI그린파워 공장이 준공됐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완성차 회사와 배터리 회사의 합작사(JV)는 배터리 회사가 경영 주도권을 가지게 되고, 대표도 배터리 회사 쪽이 맡게 된다"며 "배터리셀 공장 완공에 따른 수순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HLI그린파워의 CEO는 LG에너지솔루션의 홍우평 상무가 맡고 있다. 대신 CFO는 현대모비스의 최수호 상무가 담당하고 있는 구조다.
LG에너지솔루션이 2019년 GM과 설립한 미국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도 지분 5대 5의 합작사이지만, 주도권은 LG에너지솔루션이 쥐고 있다. 얼티엄 셀즈 의결권 과반수를 행사할 수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얼티엄 셀즈를 공동기업이 아닌 종속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CEO도 LG에너지솔루션의 은기 상무가 맡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HLI그린파워를 종속기업으로 분류하면서, 두 회사의 실적은 하나로 연결되게 된다. 두 회사의 실적을 하나로 보는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하게 된다는 얘기다. 보유 지분만큼의 이익을 반영하는 지분법이 적용되는 공동기업과는 회계처리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종속기업으로 분류된 지난 8월 1일부터 두 달치의 HLI그린파워 매출(2172억원)과 순이익(309억원)이 LG에너지솔루션 3분기 실적에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