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중국 완성차 업체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다.
16일 LG에너지솔루션은 체리기차(Chery Automobile)와 총 8GWh(기가와트시) 규모의 46시리즈(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체리기차는 중국 5대 자동차 제조사인 체리자동차의 자회사다.

8GWh는 약 12만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장착할 수 있는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초부터 6년간 체리기차의 주력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46시리즈는 차세대 배터리 규격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0년 테슬라가 4680 배터리 상용화를 발표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도 4680 배터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11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46시리즈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또 다시 대규모 수주를 확보했다.
그간 중국 완성차 업체에 원통형 배터리를 대규모로 공급한 국내 배터리 회사는 없었다. 중국 완성차 업체가 자국 배터리를 선호했고, 중국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에서도 한국보다 앞서있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공급을 통해 46시리즈 배터리에 대한 독보적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46시리즈 배터리는 기존 원통형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과 출력이 최소 5배 이상 높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독자적인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46시리즈 솔루션은 LFP(리튬·인산철)보다 저온 환경에서 출력과 충전 효율이 우수하고, 주행거리도 길다. 그간 한국 배터리 기업은 NCM을, 중국 배터리 회사는 LFP를 각각 주력했다. 이번에 중국 완성차 업체가 한국의 NCM 원통형 배터리를 택한 것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체리기차와의 이번 공급 계약은 상당한 큰 의미를 가진다"며 "46시리즈를 전세계 시장으로 확대해 압도적인 시장 우위를 선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대체 불가능한 차별화된 고객가치만이 전기차 시장의 캐즘을 극복하고, 다가올 슈퍼사이클을 지배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