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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 역대급 자사주 소각 랠리…주주환원 승부수

  • 2026.03.11(수) 11:06

재계 1·2위 사상 최대 규모인 21조 소각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면 돌파
기술·재무 건전성 바탕, 주주 우군 확보

그래픽=비즈워치

삼성전자와 SK가 자사주 금고를 통째로 비운다. 양사가 결정한 소각 규모만 21조원에 달한다. 이달 6일부터 시행된 3차 상법 개정안에 따른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주가 저평가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 16조·SK 5조…보유분 사실상 전량 폐기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공시한 2025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보유 중인 자사주 1억543만주 중 82.5%에 해당하는 8700만주를 올해 상반기 내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10일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15조6100억원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 중 이미 소각한 3조원을 제외한 잔여 물량을 모두 털어내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결단은 실적 반등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구개발(R&D) 분야에 역대 최대 규모인 37조7000억원을 투입했다. 시설투자(CAPEX)에도 52조7000억원을 집행하며 기술 초격차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를 통해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업황 회복에 따라 임직원 평균 연봉도 1억5800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SK그룹 지주사인 ㈜SK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1469만주를 내년 1월까지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로, 금액으로는 5조1575억원에 달한다. ㈜SK는 보유 중인 자사주 1798만주 가운데 임직원 보상용(18%)을 제외한 82%를 전량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SK의 자사주 비율은 기존 24.6%에서 사실상 0%로 떨어진다.

'백기사' 방어막 걷어내고 체력으로 승부

대규모 소각의 촉매 역할을 한 것은 3차 상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자사주를 원칙적인 소각 대상으로 규정하며, 신규 취득분은 1년 이내, 기존 보유분은 법 시행 후 1년 6개월 이내에 소각하도록 명시했다. 기업들이 법적 강제성이 완전히 발효되기 전, 주주환원 강화라는 명분을 챙기며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소각 릴레이는 재계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KCC는 발행주식의 13.2%인 117만주를, 롯데지주는 524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SK네트웍스 역시 발행주식 총수의 9.4%인 2071만주(약 1000억원 규모)를 소각 대상에 올렸다.

문제는 경영권 방어다. 그간 국내 기업들은 자사주를 의결권은 없지만 경영권 분쟁 시 백기사에게 넘겨 우호 지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 활용해왔다. 자사주 소각이 완료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 대주주의 지분율은 소폭 상승하지만 적대적 M&A 시 상대 세력의 지분 확보 비용도 낮아지는 양면성을 갖게 된다.

이런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대규모 소각을 강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개선된 재무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법적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SK의 경우 별도 기준 부채비율을 2024년 말 86.3%에서 2025년 3분기 77.4%까지 낮추며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감당할 체력을 길렀다. 자사주라는 물리적 방어막 대신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를 우군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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