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영업이익으로 올해 글로벌 2위 자리에 안착할 전망이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에서 쾌거를 거둔 데 이어 지난달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판매 신기록을 기록해 청신호를 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기아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했다. 10월(17.4%)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이다. 양사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총 15만4118대. 고부가 차종인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강세였다.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도 선전했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약진했다.
하이브리드차와 SUV 등은 내연기관 세단보다 20~30% 정도 더 비싸다. 특히 대형일수록 마진이 더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올라 이익 증가에 힘을 보탰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양사는 환율이 10원 오르면 영업이익에서 2000억~3000억원 추가 이익을 본다.
이번 판매실적으로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2위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업체 톱3는 토요타그룹, 폭스바겐그룹, 현대차·기아다. 판매량과 실적에서 토요타그룹이 모두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현대차·기아는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에서 폭스바겐그룹을 제쳤다.
올해 1~3분기 누적 현대차·기아(21조3681억원)는 폭스바겐그룹(19조3557억원) 영업이익을 약 2조원 앞질렀다. 해당 기간 영업이익률도 현대차·기아가 10.2%로 폭스바겐그룹 5.4%를 넘어섰다. 완성차업계에선 이런 실적 흐름이 12월까지 이어진다면 현대차그룹이 수익성 면에서 폭스바겐그룹을 누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양사 행보는 엇갈리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국내·외 전기차 전용공장을 완공하는 등 친환경차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부 공장에서 하이브리드 혼류 생산도 한다. 기아는 이날 올해 수출액 1위 및 2년 연속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해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판매량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본진인 독일에서 최소 공장 3곳을 폐쇄하겠다는 입장이다. 수만 명의 인원 감축도 암시했다. 전 직원 임금 10% 삭감 카드도 꺼내 들었다. 친환경차 전환에는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올해 3분기 현대차·기아 영업이익이 1조원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폭스바겐그룹 부진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이라면서 "판매량에서는 폭스바겐그룹이 앞서겠지만 올해 영업이익은 현대차·기아가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