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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자율주행 포티투닷, 1700억 영업손…아직 '죽음의 계곡'

  • 2025.03.26(수) 11:17

5년 연속 적자…작년 매출 38.5% 감소
현대차·기아, 올해 4876억 추가 수혈
"자율주행으로 가기 위한 투자 시기"

현대자동차그룹이 2022년 인수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이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고 있다. 죽음의 계곡은 기술 개발에 성공한 스타트업이 사업 상용화전까지 실적 악화 등으로 겪는 위기의 시간을 말한다. 

26일 포티투닷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연결기준 매출은 250억원으로 일년전보다 38.5% 감소했다. 작년 영업손실은 1761억원으로 2023년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포티투닷은 감사보고서가 공시된 2020년부터 5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손실이 누적되면서 작년 말 결손금은 5590억원이 넘어섰다. 연속 적자보다 매출 감소세가 더 큰 문제다. 보통 스타트업은 사업 초기 적자를 감내하고 매출부터 키우는 방식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포티투닷은 투자도 성공적이지 못하다. 포티투닷은 현재 미국 해상 드론 배송 회사인 '42에어'를 청산 중이다. 포티투닷은 2020년 '42에어'를 통해 해상 배송 서비스에 뛰어들었지만, '42에어'의 작년 당기순손실은 10억원이다. 2023년 포티투닷이 30억원에 인수한 텔레메틱스 단말기 제조사 유비퍼스트대원도 지난해 1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포티투닷은 2019년 네이버 출신의 송창현 현대차 사장이 설립했다. 스마트폰처럼 자동차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SDV(Software-Defined Vehicle)를 만들기 위해서다.

설립 당시 지분을 보면 송창현 36.19%, 현대차 9.05%, 기아 11.31% 등으로 현대차그룹이 시드머니를 댔다. 현대차그룹이 포티투닷을 인수한 시기는 2022년이다. 현대차 2767억원, 기아 1541억원 등 총 4308억원이 투입됐다. 작년 말 기준 포티투닷 지분 구조는 현대차 57%, 기아 38%다.

인수 이후 현대차와 기아는 2023년부터 3년에 걸쳐 총 1조955억원을 포티투닷에 추가 투자하고 있다. 2023년 3462억원, 2024년 2617억원 등에 이어 올해도 4876억원 투자가 예정됐다.

현대차그룹의 든든한 지원 덕에 포티투닷의 재무구조는 안정적이다. 결손금이 5590억원에 이르지만, 매년 자본이 보강되면서 작년 말 기준 자본은 3638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주주의 수혈로 자본잠식을 피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현대차·기아가 계획대로 포티투닷에 4876억원을 추가 투자하고 작년 수준의 적자가 유지된다면 앞으로 4~5년은 버틸 자본력을 갖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시간 동안 자율주행 서비스 사업 상용화에 성공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그룹내 차량의 주행보조 시스템 등에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율주행으로 가기 위한 투자의 시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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