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센터 반도체 설계기업 파두가 미국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어 실적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전통적인 반도체 비수기임에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배 이상 증가하며 성장 가속화를 예고했다.
파두는 올해 1분기 매출로 192억원을 달성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734.8% 증가한 수치이자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이다.
미국 AI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고성능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요 확대가 주효했다. 특히 북미 낸드플래시 메모리 고객사향 SSD 컨트롤러 공급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면서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
올 초 미국 관세 불확실성으로 고객사 투자 위축 우려가 있었지만, 최근 이들이 투자 확대 방침을 밝히면서 스토리지 수요는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파두의 실적 개선도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를 넘어 중국, 대만, 인도 등 아시아 시장서도 고객사 다변화에 나선 상황이다. 회사 측은 "고객맞춤형 고성능 저장장치 수요에 기반해 글로벌 매출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1분기 영업손실은 12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6%, 직전 분기 대비 54% 각각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불용재고에 대한 재고자산평가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 재무 부담을 줄인 데다 수익성 높은 컨트롤러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 재편이 실효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1분기 매출총이익은 101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운영 효율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특성상 선행개발 시기엔 연구개발(R&D) 인력이 급증해 인건비 부담이 크지만, 파두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엔지니어 수를 280여명 수준으로 유지하며 고정비 관리에 나선 바 있다. 매출이 본격 확대되는 가운데 인건비 부담은 상대적으로 줄어드니 수익성 개선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파두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진행한 신제품 개발 및 신규 고객사 확보 결과가 올해부터 본격 매출로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 확대 기조와 견조한 시장 수요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