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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부장의 시간]가장 핫한 프라임타임 'TC본더'

  • 2025.05.22(목) 06:50

HBM 열풍에 'TC본더' 핵심 반도체 장비로
'아성' 보여준 한미반도체…도전자 된 한화
이유 있는 자신감+긍정적 경쟁 효과 기대

최근 국내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기업 중 가장 핫한 기업은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이다. 반도체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을 위한 핵심 장비인 TC본더를 생산하는 몇 안되는 기업들인 데다가 최근들어 장내 경쟁과 장외 경쟁까지 벌이는 모습이 연출되면서다.

HBM 탄력받은 한미반도체

TC본더는 메모리를 쌓아올려 만드는 HBM제조 공정에 투입되는 핵심 반도체 장비다. 칩과 기판을 하나로 묶을 때 사용된다.

HBM의 중요도가 최근 몇 년 사이 치솟은 것과 마찬가지로 이 장비도 과거에는 빛을 보지 못했다. HBM이 투자 대비 효율이 적다는 의견이 모아지면서 IDM(종합반도체 회사)들이 HBM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서다. TC본더 역시 HBM 제조 시 가장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장비인 만큼 HBM의 주목도가 떨어질 때 외면받았던 장비다.

HBM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꾸준히 투자해왔던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왕좌에 오른 것처럼 한미반도체도 꾸준히 HBM용 TC본더에 대한 투자를 이어왔다. 그리고 AI열풍과 함께 HBM이 각광받기 시작하자 풍성한 과실 수확에 나설 수 있었다. 

일례로 한미반도체의 영업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2010년대에는 반도체 사이클에 따라 100억원~500억원 가량의 이익을 거둬왔는데, 지난해에는 2553억원으로 실적이 크게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반도체는 TC본더 뿐만 아니라 다른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도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던 곳"이라면서도 "HBM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실적이 크게 개선됐고 이제는 회사의 핵심 매출원"이라고 말했다. 

'도전자' 된 한화 

한미반도체가 TC 본더 분야에서 전 세계 최고란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는 거의 없다. 그만큼 장비에 대한 신뢰도와 높은 기술력이 담보돼 있다는 거다.

이같은 상황에서 판을 바꾸겠다고 나선 게 한화세미텍이다. 한화세미텍은 지난 2020년부터 HBM 분야의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본격적으로 TC본더 개발에 나섰고 올해에는 SK하이닉스와 연이어 납품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 세미텍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미래비전총괄로 합류한 이후 그룹의 핵심으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TC본더 납품이 시작된 만큼, HBM 제조가 가능한 다른 IDM 과의 계약에도 속도를 낼 거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에서 반도체 장비 중 TC본더에 주목하는 것도 한화세미텍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깃발을 꽂은 이후 제품 경쟁력을 다루는 '장내' 경쟁이 특허권, 협력사와의 관계 등 '장외'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미반도체는 한화세미텍이 SK하이닉스에 TC본더를 납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때 SK하이닉스에 파견했던 기술자들을 철수하는 등 관계가 소원해지는듯한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 아울러 한화세미텍과는 기술 특허권을 두고 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한미반도체' 자신감의 시사점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의 경쟁 구도에서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한미반도체의 '자신감'이다. 최대 고객사인 SK하이닉스와의 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은 그만큼 기술에 대한 확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만큼 한미반도체가 대외적으로 경쟁력을 입증받았고 대내적으로도 이러한 자신감이 있었다고 본다"라며 "반도체 산업이 각광 받으면서 IDM 기업 혹은 대기업 중심의 펩리스 기업들에 대한 주목도가 높지만, 소재·부품·장비 기업 역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아 매출의 대부분이 해외 거래처로부터 나오고 있다"며  "다양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균형잡힌 기술력을 갖췄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한미반도체의 아성에 한화세미텍이 도전장을 던진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독주' 보다는 '경쟁'이 산업 전체의 가치 평가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이유에서다. 

다른 관계자는 "일부 정책산업의 경우 국가가 나서 유도할 정도로 경쟁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라며 "최대 공급기업이 우리나라 기업이기 때문에 SK하이닉스가 이들의 경쟁을 촉진한다면 HBM 국산화 에도 더욱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 역시 두 기업과 나란히 TC본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달 초 SK하이닉스는 한미반도체 및 한화세미텍과 HBM 제조용 TC본더를 체결했다. 한미반도체와는 428억1200만원, 한화세미텍과는 428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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