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반도체가 고대역폭메모리(HBM4) 생산에 최적화된 본딩 장비 'TC 본더 4'를 출시한다. 반도체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HBM 적층 공정에서 정밀도와 생산성을 동시에 잡으며,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를 정조준하겠다는 전략이다.
14일 한미반도체는 "AI 시장의 고속 성장에 대응해 HBM4 생산 전용 장비 TC 본더 4를 출시했다"며 "고도의 정밀도를 요구하는 HBM4의 특성에 맞춰 성능을 대폭 개선했다"고 밝혔다.
한미반도체의 핵심 경쟁력은 'JEDEC 수혜'서 비롯됐다. 기존에는 HBM4 생산을 위해선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 필수라는 분석이 우세했지만, 지난 4월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가 HBM4의 표준 높이를 720μm에서 775μm로 완화하면서 기존 TC 본더 방식도 HBM4 적층에 활용 가능해졌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은 "글로벌 메모리 기업들이 하반기 본격 양산을 앞둔 상황에서 당사의 TC 본더는 HBM4 생산에서도 독보적인 경쟁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16단 이상 적층 공정에서의 고난도 본딩 요구에 대응해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HBM4는 이전 세대(HBM3E) 대비 속도는 60% 빨라지고, 전력 소모는 30% 줄었다. D램 단품 용량도 기존 24Gb에서 32Gb로 증가했고, TSV 인터페이스 수는 2048개로 2배 늘어났다. 이에 따라 고밀도 패키징에서 정밀한 본딩 장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현재 HBM3E 12단 적층용 본더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TC 본더 4 출시는 기술 독주 체제를 HBM4 시대로 확장하는 신호탄이다. 회사는 지난 2002년 지적재산부를 신설한 이후 현재까지 120건 이상의 HBM 장비 특허를 출원하며 기술 방어력도 강화해왔다.
이에 대해 곽 회장은 "AI시장의 급성장으로 글로벌 HBM 시장은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엔비디아가 올 하반기에 선보이는 차세대 제품 블랙웰 울트라도 당사 TC 본더로 생산하는 만큼 당사의 HBM TC 본더 세계 점유율 1위 위상과 경쟁력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