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심장'이 뛰고 'LG 눈'으로 보는 현대자동차그룹 로봇이 개발된다. 로봇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난제를 풀기위한 대기업간 공동개발이 늘고 있다.
12일 현대차그룹 계열의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LG이노텍과 '비전 센싱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로봇의 눈 역할을 맡는 비전 센싱은 가장 풀기 어려운 로봇 과제 중 하나다.
LG이노텍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차세대 모델에 장착될 '비전 센싱 모듈'을,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비전 센싱 모듈'에서 인식된 시각 데이터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각각 개발한다.
'비전 센싱 시스템'은 RGB(빨강초록파랑 삼원색) 카메라, 3D 센싱 모듈 등 센싱 부품을 하나의 모듈에 집약한 제품이다. 이를 통해 로봇은 야간이나 악천후 속에서 주변 환경을 인식할 수 있다.
LG이노텍의 광학 기술이 집약된 센싱 부품은 스마트폰을 넘어 자율주행차에도 적용되고 있는데, 이번에 로봇으로 시장을 넓힌 것이다.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 다이내믹스 CEO는 "로봇도 인간처럼 세상을 보고,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스마트폰 카메라 수준에 버금가는 혁신적인 비전 센싱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현대차·기아는 삼성SDI와 로봇 전용 고성능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사는 제한된 로봇 공간에 사용할 에너지 밀도를 높인 배터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배터리 크기는 줄이고 에너지 효율은 높인다는 얘기다.
삼성SDI는 고용량 소재를 개발하고, 최적화된 설계를 맡는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배터리 최대 충·방전 성능, 사용 시간과 보증 수명 평가 등을 진행한다.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상무)는 "두 회사의 기술을 결합하면 장기적으로 배터리 수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고 시장 확대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로봇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