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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기술과 소통이 지능형 물류 로봇 경쟁력의 '핵심'"

  • 2025.04.28(월) 06:50

이영호 현대무벡스 R&D본부장 인터뷰
中 물류로봇 급부상에 명확한 해법 대응
"시행착오가 경쟁력으로 축적되는 곳"

"'잘 만든' 로봇보다 '잘 움직이는' 로봇이 중요하죠. 실제 산업현장에서 얼마나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구동되느냐가 핵심인데 결국 기술과 소통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현대무벡스는 글로벌 물류 자동화 시장 경쟁을 돌파할 무기로 '기술'과 '소통'을 내세운다. 이를 주도하는 심장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청라 R&D센터'다. 

지난 23일 현대무벡스 물류의 스마트화를 이끌고 있는 이영호 R&D 본부장을 직접 만났다. 이 본부장은 설계부터 제어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기술을 내부에서 통합하는 '풀 스택' 전략과 산업 현장과 개발자 간의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현대무벡스만의 물류 스마트화를 실현하고 있었다. 

역대급 실적 뒷받침한 기술의 힘

이영호 현대무벡스 R&D본부장./사진=현대무벡스

지난해 현대무벡스는 한 해 동안 42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쌓으며 역대 최대 수주액을 다시 썼다. 수주 훈풍에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246억원, 269억원으로 493%, 540%씩 대폭 늘었다. 

이영호 R&D 본부장은 잇따른 수주 성과에 대해 "정확성과 속도를 구현하는 현대무벡스만의 기술력"을 꼽았다. 그는 "무벡스가 개발한 자동입출고시스템(AS/RS)은 자체 기술 고도화를 통해 고밀도 저장과 빠른 피킹을 동시에 실현한다"며 "WMS(창고관리시스템), WCS(물류제어시스템) 등 IT 시스템과의 완벽한 연동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35년간의 축적된 노하우와 기계(HW)와 소프트웨어(SW)의 결합이 뒷받침됐다. 이 본부장은 "현대U&I와의 합병 이후 HW와 SW의 시너지가 극대화됐다"며 "기계 중심의 물류 자동화가 이제는 IT 기반의 지능형 물류 솔루션으로 진화했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에 따르면 국내뿐 아니라 AS/RS를 중심으로 한 자동창고와 다양한 물류로봇의 조합은 해외 현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타이어 공정에서 활용되는 갠트리로봇, 다양한 맞춤형 AGV, 그리고 통합 제어 SW가 결합된 '원스톱 스마트 물류 솔루션'이 글로벌 고객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화 기술은 물류를 넘어 다양한 산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 본부장은 "AI와 로봇 기술의 융합으로 산업의 무인화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자동화 기술은 제조 현장뿐 아니라 서비스업, 항만, 주차 시스템까지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기계·설비 중심에서 벗어나 AI·로봇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SW 중심의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기술을 키우는 소통의 힘

지난해 7월 열린 현대무벡스 개발자회의에서 도익한 대표가 미래 물류 기술 방향성을 설명 중이다./사진=현대무벡스

특히 이 본부장은 무엇보다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힘이 현장과 개발자 간의 자유로운 소통에서 나온다고 봤다. 그는 현대무벡스 R&D 문화에 대해 "상시적인 기술 토론이 가능한 열린 구조"라며 "매주 대표이사 주관 R&D 회의 외에도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실제 기술 방향을 정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무벡스는 처음으로 개발자회의를 개최했다. AI와 로봇 기술의 중요성을 임직원과 공유하고 실제 업무 적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이후 사내 AI 콘테스트 등 적극적인 내부 소통과 기술 교류가 진행됐다. 그는 "임직원이 AI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업무와 제품에 직접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소통 중심의 조직문화와 기술력은 현대무벡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다. 중국이 저가를 앞세워 물류로봇의 양적 확대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닌 지능형 소프트웨어와 통합 플랫폼 역량, 글로벌 인증과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질적 고도화'에 초점을 맞춰 기술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는 "이미 중국 로봇은 정부 보조금, 대량 생산, 저가 전략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고 기술적으로도 AI 자율주행이나 SLAM 등에서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국내 대형 물류센터에서도 중국 로봇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잘 만든 로봇보다 잘 움직이는 로봇'을 핵심으로 제시했다. 그는 "로봇의 외형이나 기능 자체보다 실제 산업현장에서 얼마나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구동되는가 하는 최적의 솔루션 확보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랜 업력을 통해 축적한 대형 고객사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 전체 자동화 프로세스 속에서 개별 현장에 최적화된 물류로봇을 제공하는 역량, 그리고 통합적인 스마트 물류 솔루션을 강점으로 삼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이 취약한 사후 유지보수 등 서비스 역량에서 아직 우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 데이터'가 만드는 최적화의 힘

이영호 현대무벡스 R&D본부장./사진=현대무벡스

순발력 있게 고객사 요구에 부응하는 것 또한 무벡스 강점이다. 그는 네이버 신사옥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로보포트'를그  예로 들었다. 시제품은 문제가 없었으나 현장 설치 당시 속도 등 문제가 발생했다. 제작 이후 현장의 조건이 변화하는 경우가 많아 발생한 애로점이다.

이 본부장은 "이 때 현장에서 1년 가까이 연구원이 직접 상주하며 기술 문제를 보완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실제 현장에서의 시행착오와 고객의 경험은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소중한 자산이자 R&D 센터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와 같다"고 강조했다.

현장에 맞춰 최적화된 솔루션 제공은 핵심 경쟁력이 됐다. 모든 로봇은 주문형 제작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치밀한 컨설팅과 검수를 거쳐 공급한다. 이 과정에서 1년 정도 운영하면서 쌓인 데이터로 지속적인 최적화 과정이 이뤄진다. 로봇 운영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는 사용상의 문제점은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잡아내 횟수가 거듭할수록 효율성을 더 극대화할 수 있다.

이 본부장은 "공급 후에도 데이터 기반의 지속적 최적화를 통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최적화된 로봇은 휴먼에러 없이 24시간 가동돼 1년이면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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