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최대 실적을 예고한 스마트 물류 전문기업 현대무벡스가 경영성과를 주주들과 나누고 있다. 자사주 취득과 배당 규모 확대 등을 통해서다. 현대무벡스는 안정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대무벡스는 지난 17일 주당 50원의 2024년 현금배당을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배당규모는 1년 전보다 주당 20원 늘었다. 이번 계획이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정되면 2021년 상장 이후 최대 규모 배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16일 기준으로 총주식 1억1774만1058주 중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238만4070주를 제외한 1억1535만6988주가 배당 대상이 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58억원 규모다.
회사는 앞선 이달 9일 2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의결했다. 자사주는 매입 완료 후 전량 소각된다.
현대무벡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회사의 성장과 적극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병행해 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기업 가치 제고 노력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적에서 배당 나온다
현대무벡스의 주주환원 기조엔 꾸준한 실적 성장세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있다. 곳간에서 인심 나오는 격이다.

현대무벡스는 올해 3분기까지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2174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5%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6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2차전지 물류 자동화 사업 진출에 따른 투자비 확대로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던 작년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현대무벡스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218억원이다. 이는 현대무벡스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이자 8년 연속 흑자 기록이다.
수주도 넉넉하다. 현대무벡스는 지난해 인공지능(AI)·로봇 등 분야의 글로벌 대형수주를 바탕으로 창사 이래 최대 수주액인 4000억원을 돌파했다. 내부에선 올해 수주 역시 전년 기록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내 새로운 캐시카우
현대무벡스는 AI 기술과 로보틱스 기반 물류 자동화 솔루션 회사다. 물류자동화는 정보통신(ICT) 기술을 활용해 제품 생산부터 보관, 운송에 이르는 공급망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이다.
현대무벡스는 물류 프로세스 자동화 구현에 필요한 컨설팅과 설계, 제작·설치, 유지보수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업도 있다.

글로벌 물류자동화 시장은 확대중이다. 자동화·무인화를 통해 비용 부담을 줄이고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다. 현대무벡스에 수주가 몰리고, 향후 성장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현대무벡스는 올해 1월 에코프로비엠 캐나다 양극재공장 자동화 설비(200억원)에 이어 4월 글로벌 배터리 소재사의 미국 양극재공장의 스마트 물류사업(370억원)을 수주했다. 지난 6월엔 미국 애리조나 배터리 팩 기업 사업(420억원), 호주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업(418억원) 등 글로벌 계약을 따냈다.
현대그룹 내에선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 그룹을 지탱할 새로운 캐시카우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비교하면 기업 규모는 작지만 성장성은 독보적이다.
현정은 현대 회장은 2022년부터 현대무벡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그룹 총수의 이사회 합류로 의사결정의 속도와 효율성이 높아지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