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 물류·자동화 전문기업 현대무벡스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직접 챙기며 공을 들인 끝에 그룹 내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 든든한 '캐시카우'로 부상하고 있다.
회사는 북미·호주 대형 프로젝트를 거머쥐며 올해도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 가치도 끌어올리며 실적과 수주, 주주환원까지 '트리플' 성장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실적·수주 '신기록'
19일 현대무벡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414억원, 영업이익 246억원, 순이익 26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27%,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93%, 540% 급증했다. 북미, 호주 등 해외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가 실적 성장을 이끈 결과다.
이번 호실적은 공급망 위기와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글로벌 확장 전략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무벡스는 지난해 에코프로비엠 캐나다 양극재 공장, 미국 배터리 소재사 양극재 공장, 애리조나 배터리팩 공장 등 대형 스마트 물류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했다. 호주 시드니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업도 따내며 철도 부문 글로벌 영업력을 입증했다.
이 같은 대형 프로젝트 수주로 현대무벡스의 지난해 신규 수주액은 사상 최대인 4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첫 4000억원 돌파에 이어 또다시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특히 2차전지, 철도, 유통 등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고객사를 다변화하며 시장 불확실성에도 대응력을 높였다.
현대무벡스 관계자는 "지난해는 북미 등 글로벌에서 타이어 2차전지, 제약·바이오, 유통, 택배 등 다양한 산업에서 고른 성과를 낸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올해는 핵심사업 고도화 전략을 적극 실천해 탄탄한 지속 성장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다.
주주환원·기술 고도화 병행…그룹 신성장 축으로

대규모 실적 성장은 주주환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무벡스는 올해 주당 50원의 현금배당을 추진한다. 이는 1년 전보다 20원 늘어난 것으로, 상장 이후 최대 규모다. 배당 대상 주식 수를 고려하면 총 배당금은 약 58억원이다.
최근 25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후 전량 소각도 결정했다. 기업가치 제고와 적극적 주주환원 의지를 동시에 보여준 조치다. 회사 측은 "성장과 주주 친화 정책을 병행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무벡스의 이 같은 행보는 그룹 차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현대무벡스는 현정은 현대 회장이 2022년부터 이사회 의장을 맡아 사업 방향성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미 그룹 내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 현대무벡스가 차세대 성장축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회사의 핵심 사업인 스마트 물류 시장은 인공지능(AI)·로봇 기반 기술과 무인화 수요 확대 속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대무벡스는 청라R&D센터를 거점으로 AI·로봇 기반 고부가가치 제품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아울러 컨설팅부터 설계·제조·공급·유지보수까지 전 과정 운영 체계 고도화로 사업관리 역량을 키운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