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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수천억 쏟으며 포티투닷에 열중인 이유

  • 2023.04.21(금) 17:08

글로벌 완성차, SDV 선점 위해 투자 경쟁
포티투닷 선두권 가능성에 현대차 공격투자

현대차그룹이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Software Defined Vehicle) 시장 공략에 열중하고 있다. 여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SDV 시장에 뛰어들며 소프트웨어 관련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 절대 강자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자율주행 및 소프트웨어 기업 포티투닷을 인수하며 SDV 분야에 본격 발을 들였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 차종으로 전환하고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8조원을 쏟는다. 

SDV, 뛰어드는 이유

SDV는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을 말한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전 세계 SDV 시장이 2020년 180억달러(약 22조원)에서 2025년 520억달러(약 6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SDV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건 운전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SDV 기능이 탑재된 자동차는 정비 센터에 방문하지 않고 무선으로 차량 상태를 점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처럼 새로운 기능을 업데이트해 성능 개선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SDV에 관심을 갖게 된 결정적 계기는 테슬라 때문"이라며 "테슬라 차주들은 현재 주기적으로 무선차량업데이트(OTA)를 통해 자동차 성능이 개선되는 것을 이미 경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과정을 경험한 테슬라 차주들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게 된다"며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애플처럼 테슬라도 기존 구매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새로운 경험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DV를 통해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DV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 니즈를 파악하고 맞춤형 신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빅데이터는 향후 자율주행에 대한 기술력 향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관계자는 "SDV를 통해 다양한 구독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여기에 SDV를 통해 차량 개발 비용과 정비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SDV 대전, 이미 진행 중

/그래픽=비즈워치

이미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 사이에서는 SDV 대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도요타, 폭스바겐, GM(제너럴모터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관련 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도요타는 2018년 소프트웨어 자회사 '우븐프랫닛홀딩스'를 설립했다. 이곳에서 차량용 기반 소프트웨어 '아린'을 독자 개발 중으로 2025년까지 상용화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BMW그룹과 함께 자율주행 상용차 서비스 기업 '메이 모빌리티' 투자하기도 했다. 도요타는 지난해부터 신규 인력 40% 이상을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으로 채우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인 폭스바겐그룹은 2020년 자회사 '카리아드'를 설립했다. 카리아드는 차량 운영체제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고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전자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카리아드는 2026년까지 300억유로(약 40조원)을 투자하고 직원수도 1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차량용 소프트웨어 업체 트레이스트로닉과 합작법인 '네오크스'를 설립했다. 

GM은 자율주행기술을 빠르게 확보해나가고 있다. 이 기업은 2016년 자율주행 관련 기업 '크루즈'를 1조1000억원을 인수했다. 크루즈는 2020년 로봇택시 오리진을 선보이기도 했다. GM은 지난해 커넥티드카(5G 통신망 연결을 통한 자동차 서비스)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영국 스타트업 '위조'에 투자하기도 했다. 위조는 자체적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한 뒤 완성차 업체, 고객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도 SDV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구글은 올해 초 CES에서 차량 OS 안드로이드 오토를 체험할 수 있는 차량들을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도 CES에서 전기차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SDV 경쟁에서 뒤처진다면 결국 이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며 "아직 애플이 공식적으로 SDV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선 향후 (소프트웨어에 강점이 있는) 애플을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존재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티투닷 품은 현대차…올 하반기 자금수혈 유력

/사진=포티투닷 제공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인수한 포티투닷이 구심점이 돼 SDV 관련 기술을 확보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8월 구주 매입 방식을 통해 포티투닷을 427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이후 지분율은 현대차 55.9%, 기아 37.27% 등 총 93.17%를 보유하고 있다. 

2019년 설립된 포티투닷은 송창현 사장이 설립한 회사다. 현재 그는 포티투닷 대표이사와 현대차 Tass본부장, 글로벌소프트웨어 센터장을 맡고 있다. 포티투닷이 현대차그룹의 가족이 된 이후, 송 사장이 그룹 내 소프트웨어 분야를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Tass본부와 에어스(AIRS) 컴퍼니 일부 조직을 포티투닷과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위해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조직이 모이고 있는 셈이다. 

포티투닷은 현재 인재 영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DV OS, 자율주행, UX는 물론 프론트 엔지니어(front engineer), 백엔드 엔지니어(backend engineer), 안드로이드 엔지니어 등 현재 100여개 직무에 대한 소프트웨어 관련 인재를 확보해나고 있다. 

포티투닷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기술 확보를 위해선 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국내 인재뿐 아니라 글로벌 인재들도 적극 채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재 포티투닷에 대한 대규모 자금 수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시점은 올 하반기 중으로 예상되며 투자 규모는 수천억원대로 알려졌다. 

포티투닷 입장에서도 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의 포티투닷 인수 방식이 구주 매입 방식이었던터라 인수 후에 이 회사에 유입된 자금은 없었기 때문이다. 

포티투닷은 소프트웨어 연구 개발 비용, 인력 확보 등에 대한 지출 규모가 작지 않은 만큼 적자가 매년 이어져오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5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손실 규모가 전년대비 75.1% 증가했다. 매년 적자가 이어지며 이 회사의 결손금은 작년 말 기준 1221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얼마나 투자가 집행되고 진행될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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