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로보틱스가 상장 이후 가장 큰 분기 영업손실률을 기록하며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하드웨어 중심의 협동로봇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를 융합한 '지능형 로봇 솔루션' 중심의 새 전략을 공식화했지만 그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고금리·관세·경기 둔화 '삼중고'

8일 두산로보틱스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2억원, 영업손실 121억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51.5% 감소했고 영업손실률은 -232.7%에 달했다. 직전 분기 대비로도 매출이 절반가량 줄며 외형과 수익성 모두 후퇴했다.
회사 측은 "글로벌 고금리 지속과 미국발 관세 우려, 글로벌 제조업 경기 둔화가 겹쳤다"며 실적 하락 원인을 설명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4분기 이후 2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손실률을 기록 중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실적 부진 속에서 기존 협동로봇 중심 구조를 넘어선 새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달 소프트웨어와 AI 기술을 결합한 '지능형 로봇 솔루션' 모델을 공식화했다.
회사는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K-휴머노이드 연합'에 참여했으며 지능형 로봇과 휴머노이드 선행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조직 확대도 병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엔 AI·소프트웨어와 휴머노이드 R&D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통합 R&D센터도 새로 구축할 계획이다.
지능형 팔·실용적 몸…'정밀 로봇' 시대 겨냥

두산로보틱스는 지능형 로봇 솔루션과 실용적 휴머노이드를 양축으로 정밀 자동화 시장을 겨냥한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능형 로봇 솔루션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기능을 통합한 제품군으로, 설치 즉시 작동 가능한 '플러그앤플레이(Plug&Play)' 방식이 핵심이다. AI가 작업 경로와 순서를 스스로 판단하고 최적화함으로써 반복 공정의 생산성과 정밀도를 높인다. 커피 제조나 용접, 물류 등 다품종 소량 생산 현장에 특화돼 있으며 머신 텐딩, 팔레타이징, EV 충전, 수술 보조 등 전문 서비스 분야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또 '실용적 휴머노이드' 개발에도 착수했다. 이 로봇은 사용자가 요구한 작업을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형태와 기능을 최적화하는 것이 목표다. 여러 개의 팔을 동시에 제어하는 멀티암(Multi-Arm) 동시제어와 복잡한 작업 중 충돌 위험을 자동 회피하는 기술, 그리고 작업 단계를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롱 호라이즌 태스크(Long-horizon Task)' 기능 등이 포함된다. 이 기술들은 향후 지능형 솔루션과도 연동이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다.
회사는 국가 주도 휴머노이드 생태계 구축 사업에 제조 기업으로 합류했다. 이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약 1조원 규모의 정부 지원이 예정된 대형 기술 생태계 사업으로, 핵심 부품 국산화와 로봇 분야 인재 양성, 스타트업 연계 등을 목표로 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연합 내 기술 축적과 생태계 내 파트너십을 통해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