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SK·LG·HD현대 쪼개기 상장 후…'과잉지분' 조마조마

  • 2025.05.08(목) 09:19

쪼개기 상장 이후 지분 60~80% 보유
언젠가 시장에 풀릴지 모른다는 불안

한국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쪼개기 상장이 기업공개(IPO) 이후에도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이 시장에 풀릴지 모른다는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쪼개기 상장은 상장된 모기업이 물적분할로 떼어낸 비상장 자회사를 IPO 하는 것으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중복 상장' 방식 중 하나다.

보유 지분 60~80%…과하네

LG에너지솔루션, HD현대중공업, SK바이오팜은 속한 그룹도 업종도 서로 다르지만 닮은 점이 있다. 모회사에서 물적분할로 자회사를 쪼개 상장했고, IPO 이후 모회사가 자회사의 지분을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81.84%를 보유 중이다. LG화학은 2020년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해 비상장사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상장했다. 당시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100% 중 20%를 일반공모로 주식시장에 풀었다. 일부 신주를 발행했지만, 대부분은 LG화학이 보유한 주식을 기관과 개인에 파는 구주매출이었다. 

HD현대중공업과 SK바이오팜도 마찬가지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물적분할로 떼어낸 HD현대중공업을 2021년 상장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현재 HD현대중공업 지분 75.02%를 갖고 있다. SK바이오팜은 2011년 지주사 SK의 라이프 사이언스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고, 2020년 IPO했다. 현재 SK가 SK바이오팜 지분 64%를 보유 중이다.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얼마나 보유할지 정해진 것은 없다. 보통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30~50%를 적정선으로 본다. 적정선 이하일 때 경영권 분쟁 불씨가 될 수 있고, 그보다 많을 경우 필요 이상의 자산이 묶여 있는 것으로 본다.

LG화학과 HD한국조선해양, SK가 쪼개기 상장을 통해 보유 중인 자회사 지분 60~80%는 과도한 수준이다. 쪼개기 상장이 모회사 주주에게 피해를 준다면 상장 이후 대주주가 보유한 과잉 지분은 시장에 언제 풀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SK 매각, HD현대 교환사채, LG 관망  

쪼개기 상장했던 기업의 과잉 지분 처리 방식은 모두 다르다.

HD한국조선해양은 보유중인 HD현대중공업 지분을 활용해 무이자로 돈을 빌렸다. 지난 2월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 173만576주을 기반으로 교환사채 6000억원을 발행했다. 이자는 0%. HD한국조선해양이 무이자로 6000억원을 빌릴 수 있었던 것은 교환사채에 붙은 주식 교환 조건 덕분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교환사채는 올해 3월31일부터 2030년 2월28일까지 정해진 가격(34만6705원)에 HD현대중공업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조건이 붙었다. 일례로 HD현대중공업 주가가 100만원으로 올라도 사채 인수자는 34만6705원에 주식으로 교환해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최근 HD현대중공업 주가가 41만원이 넘어서면서, 사채 인수자는 지난 7일 일부 사채를 HD현대중공업 주식 8만6529주로 교환했다.

LG화학은 2022년 IPO 당시 보유했던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1.84%를 그대로 갖고 있다. 외부에 매각하거나, 사업을 위해 협력사와 지분 교환 등을 하지 않은 것이다. IPO 당시 "앞으로도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70~80%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최근 화학·배터리 업계가 침체된 가운데 자금 조달에 대한 압박이 커지게 되면 지분 활용에 대한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21년 SK는 보유 중인 SK바이오팜 지분 75% 중 10.98%를 1조1163억원에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팔았다. 회사에 묶여있던 주식을 팔아 1조1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한 것이다. 

쪼개기 상장 이후 모기업의 지분 매각은 시장에 충격을 준다. SK가 SK바이오팜 지분 일부를 매각한 2021년 2월 24일 SK바이오팜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7.29% 급락했다. 보통 거래가 잘 되지 않는 대주주 지분이 일시에 시장에 풀린 후폭풍이었다. 대주주가 보유한 필요이상의 주식이 언제 시장에 풀릴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투자심리를 짓누를 수 있는 것이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