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약 5년 만에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졌던 LG그룹의 지주사 ㈜LG가 1분기 반등 채비에 나섰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공포감이 수요를 촉진시키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2분기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실제 일부 핵심 계열사의 경우 실적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룹 차원에서의 고민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구광모 LG 회장이 강조해온 '선택과 집중' 효과가 어떻게 발휘되는 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8일 ㈜LG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9361억원, 영업이익 638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19% 늘었고 영업이익은 51% 증가하며 그룹 전체 실적은 개선된 모습이다.
전자 부문 계열사 중에서는 LG디스플레이 실적이 개선된 것이 핵심이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분기 5조2530억원이던 매출을 6조653억원으로 끌어올리면서 3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지난해 4분기 에 이어 흑자를 지속했다.
LG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2조7399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최대 매출에도 불구,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5.7%감소한 1조2591억원으로 집계된 바 있다.
LG이노텍 매출은 4조9828억원, 영업이익은 12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 줄었다.
화학부문 계열사들도 선방했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 매출 12조1700억원, 영업이익 447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4분기 2019년 이후 5년여 만에 기록했던 적자에서 벗어났다.
LG생활건강은 매출 1조6979억원, 영업이익 1424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한 수준에서 실적을 방어해냈다.
이 외 계열사 중에서는 LG유플러스, LG CNS 등이 모두 지난해 동기 대비 실적을 끌어올리면서 그룹 전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LG유플러스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7841억원, 영업이익은 2554억원으로 집계됐다. LG CNS의 경우 매출 1조2114억원, 영업이익 78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와 금융투자시장에서는 올해 1분기 실적 호조가 미국의 관세 부과 엄포에 따른 글로벌 수요 촉진으로 일부 계열사들이 시장 상황을 역행하는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본다. 관세 사정권에 상대적으로 더 가까운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의 실적이 개선된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 2분기부터는 글로벌 시장 경기 둔화가 본격화 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1분기와 같은 흐름을 이어나가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LG회장이 앞서 밝힌 '선택과 집중'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LG의 올해 성적표와 향후 수년간의 성적이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광모 LG회장은 지난 3월 있었던 정기 주주총회에서 "LG는 미래 성장축을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을 위한 투자를 이어나갔다"는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이후 LG그룹의 계열사들은 '잘 할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LG전자의 경우 올해 인도 주식시장 상장을 앞두고 인도에 대한 투자 확대를 본격화 하고 있다. 약 20년만에 3번째 현지 가전공장 착공에 들어간 것이 대표적이다. 또 LG전자는 ES(에코솔루션)사업본부의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완전히 종료하면서 '선택과 집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LG화학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담수사업을 담당하는 워터솔루션 사업 부문 매각에 나섰고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글랜우드PE를 진행한 데 이어 남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용 절감을 위해 전남 여수 지역 사택 일부를 폐쇄 후 통합해 운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