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 교환사채(Exchangeable Bond, EB) 투자자들이 빠르게 투자 회수에 나서고 있다. 이 교환사채는 HD현대중공업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데, 교환가(34만6705원)보다 최근 주가가 높아지면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교환사채 교환 청구에 따라 사채를 HD현대중공업 37만4957주로 교환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25일 14만4213주, 29일 5만7686주, 30일 2만8843주 △이번 달 7일 8만6525주, 16일 5만7686주 등 총 5거래일에 걸쳐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연구개발과 해외법인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월 6000억원 규모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사채 인수자는 △파이프솔루션 3000억원 △NH투자증권 1500억원 △큐브피앤아이 1500억원 등이었다.
교환사채는 사채 발행 기업이 보유한 다른 회사 주식과 교할할 수 있는 권리가 붙는데, HD한국조선해양 교환사채의 교환 주식은 HD현대중공업 173만576주이다. 사채에 이자가 붙지 않는 대신 주식 교환 권리를 주는 방식이다. 교환기간은 지난 3월31일부터 2030년 2월 28일까지, 교환가는 34만6705원이다. 교환기간내에 HD현대중공업 주가가 교환가보다 높아지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교환 거래일 HD현대중공업 주가를 보면, 종가 기준 39만9500원에서 42만1500원 사이를 오갔다. 사채 투자자가 40만원 안팎의 HD현대중공업 주식을 시세보다 싼 34만6705원에 산 것이다. 교환가 기준 총 1300억원 규모 주식이 전환된 것으로, 투자자들이 230억원 가량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교환 청구할 수 있는 HD현대중공업 주식은 135만5619주가 더 남았다. 향후 주가가 34만6705원보다 높게 형성되면, 투자자들이 사채를 HD현대중공업 주식으로 교환해 차익을 더 남길 수 있다는 얘기다.
HD한국조선해양은 주식전환 이후에도 HD현대중공업 지분 74.6%를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 추가로 주식이 전환되더라도 지배구조는 안정적인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물적분할로 떼어낸 HD현대중공업을 2021년 상장하는 과정에서 75%에 이르는 지분을 확보했다. 이 지분을 활용해 교환사채로 6000억원을 무이자로 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