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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밍한' 살균막걸리, 해외서 통할까?

  • 2023.06.20(화) 08:10

국순당 일본 수출 재개…지평주조 수출용 확대
유통기한 늘린 살균막걸리, 해외 입맛 구현 관건

국순당이 코로나19 여파로 중지했던 일본 여름시즌 한정판 판매를 최근 재개한다. 일본 하나비(불꽃축제)에 맞춰 내놓은 한정판 '국순당 생막걸리 불꽃축제 스페셜'을 통해서다.

'지평막걸리'로 유명한 지평주조도 지난달 충남 천안에 신설 공장을 완공하고 생산량을 5배 확대했다. 천안공장은 첨단 발효설비가 도입된 글로벌 사업 전초기지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천안공장에서 수출용 막걸리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올해 안에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10개국 수출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비즈워치

막걸리 해외 인지도↑

최근 막걸리업체들이 해외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류 문화를 타고 해외에서 막걸리 수요가 더 높아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막걸리는 대표적인 소주의 인기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해외수요가 적었다. 관세청의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작년 막걸리 수출량은 1만5396톤으로, 같은 기간 소주 수출량(6만 7102톤)의 22% 수준에 불과했다.

막걸리의 해외 수요가 떨어졌던 이유는 인지도 부족이 꼽힌다. 2012년 막걸리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대기업의 시장참여가 제한됐고, 대규모 투자로 시장을 확대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 시기 지평주조는 일본시장을 공략해 대량수출을 진행했지만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철수했다.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한류 문화 인기가 높아지면서 미디어를 통해 막걸리를 접하는 외국인이 늘면서다. 국순당 관계자는 "그동안 막걸리 수출국은 교민들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됐다"면서 "최근에는 교민뿐 아니라 현지인들의 매출 비중이 점점 높아지면서 해외 현지인을 공략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과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국순당의 해외 수출액은 △2020년 676만 달러 △2021년 1010만 달러 △2022년 107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5월부터 첫 해외 수출을 시작한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가 일본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매출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기한 늘리고 수출국 확대"

막걸리 수출의 걸림돌 중 하나였던 짧은 유통기한은 기술로 극복했다. 상대적으로 유통기한이 긴 '살균막걸리'로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지평주조는 천안공장을 통해 수출용 살균막걸리를 주력 생산할 계획이다.

살균막걸리는 막걸리에 들어있는 효모와 효소를 살균 처리해 부패 속도를 지연시킨 술이다. 유통기간은 상대적으로 길지만 생막걸리 특유의 감칠맛과 자연발생되는 탄산이 사라져 맛이 밍밍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체들은 탄산을 추가하는 등 생막걸리와 유사한 맛을 낼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2009년 국순당은 '발효제어기술'을 도입해 생막걸리 유통기한을 늘렸다. 이 기술은 생막걸리 내 살아있는 효모의 활성을 조절한다. 또 막걸리 맛을 변질시키는 초산균의 번식을 막기 위해 외부로부터 산소를 차단하는 역할도 한다. 국순당은 이 기술을 통해 생막걸리 수출 길을 열었다.

한 막걸리 제조업체 관계자는 "막걸리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살균막걸리 맛을 해외 시장에 맞춰 어떻게 구현하는냐가 관건"이라며 "막걸리 특유의 맛을 살리면서 수출국을 늘릴 수 있는 기술적인 제조설비를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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