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청문회 참석한 SPC 회장…"안전 조치 강화 약속"

  • 2023.12.01(금) 16:20

2교대 장시간 노동 지적…"자동화 등 대안 논의 중"
외부전문가 영입보다 회장이 컨트롤 타워 역할 해야
노조 탈퇴 종용 의혹에…"그럴 리 없다" 일축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1일 국회 제10차 환경노동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캡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참석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노동자 사고 발생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허 회장은 1일 열린 국회 환노위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사망사고는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라며 "저희가 부족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허 회장은 국정감사 당시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참해 이번 청문회에 참석하게 됐다.

SPC그룹은 최근 잇따른 노동자 사망사고에 곤욕을 치렀다. 지난해 10월 SPC 계열 평택 SPL 제빵공장에선 근로자가 기계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올 8월에도 샤니 성남 제빵공장에서 끼임 사망사고가 났다. 최근엔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외주 설비업체 직원이 작업 도중 머리를 다치기도 했다.

이번 청문회에서 추가적인 대책이 나올지 주목됐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다뤄지지 않았다. SPC그룹은 지난해 대국민 사과를 통해 2025년까지 1000억원의 사고 재발방지 예산을 들이겠다고 했지만, 이날 국회에선 구체적인 투자 계획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장시간 노동 지적에..."로봇 자동화할 것"

청문회에서는 SPC 산재 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장시간 노동을 지적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PC 직원들은 2조 2교대로 인한 장시간 노동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한다"라며 "CJ제일제당은 4조3교대"라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2교대 개선을 약속할 수 있냐는 질문에 허 회장은 "TF팀을 구성해 계속 논의 중"이라며 "계열사 대표이사와 노조가 협의해 좋은 의견을 제시한다면 의견을 따를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앞서 SPC 측은 2교대제 개편에 대해 '노동자들이 근무시간보다 급여수준을 더 중요시하고, 인력 수급도 어렵다'라는 내용을 사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왼쪽)이 환노위 청문회에서 SPC 허영인 회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캡처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의원실에 제출한 SPL 평택공장 사고 발생 원인분석 및 대책은 제목을 포함해 8~9줄일 뿐 근본적인 분석 자체가 없다"고 지적했다. 안전경영위원회를 만들고 전사적인 안전진단을 마쳤지만 1년도 안 돼서 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형식적인 진단의 방증이라는 비판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작년 사고가 발생한 SPL 평택공장에는 교반기 덮개가 열린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졌다. 왜 덮개를 열고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왜 반죽을 손으로 확인해야 하는지 등의 원인 분석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한꺼번에 배합물을 섞지 않아도 될 정도의 충분히 시간을 고려한 작업 절차를 수립해서 표준 작업량을 산정해야 한다고 이 의원은 강조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안전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보다 그룹 회장들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노사협의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비용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리자들이 협의 사항을 잘 안 들어주고 윗선에 보고도 잘 안 한다"라며 "노사협의회 기록을 잘 살펴보고 현장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시간을 주시면 안전한 직장을 만들어가겠다"라며 "2교대 문제는 계속 논의하고 있고 미래를 위해 자동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탈퇴 관련 보고 못 받았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의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는 점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지난 10월 말 검찰은 SPC그룹 자회사 PB파트너즈의 파리바게뜨 제빵사 노조 탈퇴 종용 혐의로 회사 임원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회사가 노조 탈퇴를 종용하거나, 인사 불이익을 주는 등 부당 노동 행위를 한 과정에 SPC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는지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회사가 노조를 파괴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냐고 묻자, 허 회장은 "그럴리가 없다"라며 "노조와 비노조 모두 우리 가족이다"라고 답했다.

노조 탈퇴나 부당노동행위를 지시하거나 관여한 적이 있냐는 질문엔 허 회장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앞서 1인당 1만원 이상의 포상금을 탈퇴한 노조원들에게 지급했다는 증언이 보도된 바 있다.

전산조작으로 임금체불을 주도한 임원에게 SPC가 본부장 등의 요직을 유지하도록 한 것에 대해 중징계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허 회장은 "그와 관련된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