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 패키지 인수 의사를 밝힌 가운데 동양생명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년 전보다 두 자릿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투자손익이 크게 빠진 게 실적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12일 동양생명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753억원으로 전년 동기 2002억원 대비 12.4%(249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2분기 순이익은 868억원으로 전분기 885억원과 견줘 1.9%(17억원) 줄었다.
올 상반기 순익 감소는 보수적인 충당급 적립 및 기저효과로 투자손익(872억원)이 전년 1368억원 대비 36.3% 급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 관리 강화와 안정성에 중점을 둔 선별적인 투자 결과"라고 설명했다.
보험 부문은 긍정적이다. 보험손익은 전년 동기 1162억원 대비 17.7% 증가한 1368억원을 기록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인식되는 건강·종신보험 등 보장성 보험의 지속적인 인기가 반영된 것이라고 동양생명은 설명했다. 보험영업의 성장을 가능할 수 있는 상반기 연납화보험료(APE)는 전년동기와 비교해 24% 증가한 43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보장성 상품 APE는 387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2% 순증하는 등 보험영업과 보장성 보험 매출 모두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동양생명은 효율관리 노력을 바탕으로 보장성 보험에 대한 13회차(88.5%)와 25회차(68%) 유지율이 지속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험사의 장래 이익을 반영하는 지표인 신계약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올 상반기 3435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상반기 CSM 잔액은 연초대비 8.3% 증가한 2조7540억원이다. CSM 잔액을 뜯어보면 건강보험(1조4063억원·53%), 사망보험(9383억원·34.1%), 저축성보험(3554억원·12.9%)순으로 각각 구성됐다.
올 2분기 말 동양생명의 지급여력(K-ICS) 비율은 전년동기대비 4.6% 상승한 167.1%로 규제비율(150%)을 상회했다. K-ICS는 보험사가 보험계약자 등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재무건전성 지표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올 상반기는 공동재보험을 통해 자본관리 선진화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하반기에도 영업 활성화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수익구조 확보와 보유이원(보유한 자산과 채권의 이자율 차이) 제고를 통한 안정적인 투자 손익 창출 그리고 자본 건전성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실적 하락이 패키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금융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 6월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지분을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 등으로부터 사들이는 내용의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후 인수를 위한 실사에 돌입했는데 당초 지난주 마무리 될 예정이었던 실사 작업을 1주일 더 연장키로 했다. 우리금융이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자보험 측과 본격적인 가격 줄다리기를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관련기사 : 생보사 몸값 2.5조? 우리금융 배당 영향은(7월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