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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안 지연…'더 쎈' 규제 나오나

  • 2026.03.19(목) 16:49

발표 하루 전 취소 대통령실 재검토 요구설
당국 수장 자율 개편 요구에도 금융권 '버티기'
압박 수위↑…금융당국-지주사 긴장 '고조'
지배구조 개편 법제화, 위헌 소지 공방도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를 거듭 연기하며 난항을 겪고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주사 회장 장기 집권 관행을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일갈한 가운데 당국도 선제적 개선안 도입을 수차례 시사했지만 직접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좀처럼 령(令)이 서지 않는 모습이다. 

신한·우리·BNK금융 회장 등 연임이 유력하고, 연임 요건을 강화하는 '특별결의(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 조기 반영도 지지부진하면서다. 여기에 대통령실이 기존보다 강도 높은 보완책을 요구했다는 기류까지 더해지면 예상보다 개선안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19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달 (개선안) 발표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주총 이전 발표 계획이 지연된 만큼 워킹그룹 의견 수렴과 영향 검토를 거쳐 법안 개정 사안 등을 포함한 최종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금융위는 지난 12일 주요 지주사 회장 간담회를 통해 관련 내용을 공개할 계획이었다. 개선안에는 회장 연임 때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도입하고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루 전인 11일 낮 12시쯤 일정을 공지했다가 불과 4시간 만에 "참석자 일정 등을 감안해 연기한다"며 돌연 취소했고 이후 발표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위·금융감독원 간 이견설과 대통령실 반려설 등이 제기된다. 특히 대통령실이 기존 방안을 두고 기대에 못 미친다고 판단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당국이 내놓은 안으로는 메시지가 약하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실에서) 수위를 높여 다시 검토하라는 주문이 있었던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기존 방안을 수정·보완해 보다 강한 형태의 대안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 이찬진, 은행장들 만나 "지배구조 혁신 과감히…소비자보호 KPI 반영"(2026.02.12)·이찬진 금감원장 "금융지주, 이사회 구성 등 바꿔라"(2025.12.10)

지주사 '버티기'…연임·이사회 개편 제자리

앞서 당국의 선제적 조치 주문에도 지주사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빈대인 BNK금융 회장 등이 수월히 연임을 확정지은 데다, 주총 때 회장 연임 특별결의 도입 안건을 상정한 곳은 없다. 우리금융은 최고경영자(CEO) 3연임에 한해 특별결의를 적용할 방침인데, 이는 지난해 보험사 인수 승인 과정에서 약속을 이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당국이 요구한 사외이사 임기 단축 방안도 반영되지 않았다. 당국은 현재 최장 6년까지 가능한 사외이사 임기를 3년 단임제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주요 금융지주들은 이를 도입하지 않았다. 사외이사 교체 역시 23명 중 6명에 그쳤다.▷관련기사 :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 올핸 물건너 가나…연임 특별결의 '패싱'(2026.03.05)

애초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선진화 TF를 가동했던 취지를 생각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게 안팎의 평가다. 당국 의지가 현장에서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와중에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ISS까지 기존 경영진 연임에 우호적인 의견을 내면서 당국 입지는 더 좁아졌다. 주요 지주사 주총은 우리금융(23일)을 시작으로 하나금융(24일), KB·신한금융(26일) 순으로 잇따라 열린다.▷관련기사 : '뭣이 달라졌기에' ISS 4대 금융지주 주총안 찬성 일색(2026.03.16)

제도화 추진에 되레 법적 리스크 부각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마련한 개선안을 법에 그대로 반영 할 경우 주주권 침해 등 법적 다툼이 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제화 할 수는 있지만 위헌 소지나 법적인 논쟁 소지가 있어 보인다"면서 "특별결의의 경우 과반 찬성이면 통과 되던 안건이 3분의 2 찬성으로 어렵게 돼 주주권이 희석되면서 개인 주주의 인사권(재산권)을 제한하는 문제가 제기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지주 회장 연임 관련 특별결의, 사외이사 단임제, 연임 제한 등의 내용을 지배구조법 상에 넣어 제도화할 수는 있어 보인다"며 "다만 제한하는 이유에 대해 실적, 주주보호 부진, 도덕적 결함 등 구체적인 사안이 명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임제, 연임 횟수 제한 등 선택권을 아예 없애기 보다는 이사회 내에서 실질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전문성이 있는지를 가려내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들은 법 개정이나 가이드라인 없이 우선 바꾸라는 요구는 주주 설득이 어렵다고 맞선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장기 재임 과정에서 발생한 구체적인 병폐나 피해 사례가 제시되지 않으면 제도 개선 명분이 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당국과 현장 간 인식 차가 커 논의가 사실상 기싸움으로 변질되는 모습"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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