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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이때’…유상증자 300억 날아간 불운의 하나투어

  • 2022.06.19(일) 07:10

발행가 확정하는 날 주가는 연중 최저
최종 4만9800원…예정가 보다 22%↓
증시 한파 탓…자금 1350억→1050억

‘하필 이때…’. 코로나19 여파로 말라가는 ‘돈줄’에 숨통을 트기 위해 유상증자에 나섰지만 발행가를 확정하는 날 불운하게도 주가는 연중 최저가를 찍었다. 최근 불어 닥친 증시 한파 탓이다. 당초 계획했던 조달자금이 300억원 날아갔다. 국내 1위 여행사 하나투어 얘기다. 

발행가 결정 앞두고 불어 닥친 증시 한파

19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신주 210만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의 최종발행가격이 4만9800원으로 확정됐다. 지난 3월 말 증자 이사회 결의 당시 예정가격(6만4100원) 보다 무려 22.3%(1만4300원) 하락한 값이다. 

운이 나빴다. 최근 물가상승 및 통화긴축 공포에 따른 증시 침체 소용돌이의 한복판에 있었다. 주가가 온전할 리 없다. 증자 추진 이후 9만800원(종가 기준·4월6일)을 찍기도 했던 주가가 이달 들어 급격히 추락, 급기야 15일에 가서는 연중 최저가인 6만2200원으로 주저앉았다. 발행가 확정일이었다. 

통상 주주 배정 유상증자는 주식 시세(거래량/거래대금 가중산술평균 주가)에 할인율을 반영한 1차, 2차 발행가 중 낮은 값으로 매겨진다. 2차가격 또한 청약 3일 전(前)을 기준으로 1주일, 최근일, 두 평균값 중 가장 싼 값으로 정해진다. 하나투어의 경우 할인율 20%에 2차가격 산정 기간은 이달 9~15일이었다. 

이렇다보니 발행가를 결정하는 날이자 주가가 연중 최저가로 떨어진 15일의 주식 시세 6만2200원이 최종가격을 산출하는 기준이 된 것. 이번 확정가는 1차가격(5월9일·5만9700원)에 비해서도 16.6%(9900원) 하락한 값이다. 

자금 사용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하나투어 증자는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바짝 말라가는 ‘돈가뭄’ 해소를 위한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선제적인 시장지위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도 깔고 있다. 하나투어는 2020년 이후 올 1분기까지 영업적자가 총 2720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2019년 말 362%→올 3월 말 1204%로 치솟았다. 

운전자금 대폭 축소 등 ‘돈 가뭄’ 해소 차질

하나투어 유상증자의 당초 발행 예정액은 1350억원. 이 가운데 단기차입금 300억원 상환 외에 1050억원이 운영자금 용도였다. 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대부분을 운전자금 및 마케팅 등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반면 최종액은 1050억원. 증자 추진 당시보다 300억원 줄어든 수치다. 운영자금 확보 계획이 틀어졌다. 원래는 내년 1분기까지 운전자금으로 591억원을 마련해 둘 예정이었지만 시기도 올해 말까지로 줄이고 자금도 291억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하나투어는 발행가 확정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본격적인 청약 절차에 들어간다. 20일 우리사주 우선배정분 20%에 이어 20~21일 주주 청약이 실시된다. 이번 증자의 신주 210만주는 현 발행주식의 15.07%로 신주배정비율은 1주당 약 0.13주다. 

최대주주인 IMM PE(하모니아1호 지분 16.67%)와 하나투어 창업주인 박상환 회장(6.53%), 3대주주인 권희석 수석부회장(4.48%) 등 1~3대주주들은 배정주식에 대해 100% 책임지기로 한 상태다. 액수로는 각각 145억원, 57억원, 39억원 등 도합 241억원이다. 

주주 청약후 실권주는 23~24일 일반공모가 이뤄진다. 최종미달주식은 대표주관사인 KB증권, NH투자증권이 인수한다. 이어 28일 납입 절차를 거쳐 증자를 매듭짓는다. 신주 상장은 다음달 1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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