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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8, 아슬란은 잊어라

  • 2021.04.13(화) 08:35

[차알못 시승기]기아 준대형 세단 K8
현대차 그랜저보다 한 수 위 '스펙'
제네시스-그랜저 중간 시장 뚫을지 관심

K7의 업그레이드 모델이냐,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냐.

기아가 K8을 출시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장 궁금했던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 기아 관계자는 "K8은 K7의 업그레이드 모델로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K7이 단종되고 K8이 출시됐다기보단, 준대형 세단 DNA가 K7에서 K8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기아 K8 / 사진 = 회사 제공

하지만 12일 K8을 시승한 뒤 생각이 달라졌다. K8은 K7의 업그레이드 모델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로 재탄생한 것에 가까웠다.

외관부터 보자. 범퍼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기아의 디자인 철학인 '타이거 노즈(호랑이 코와 같은 그릴)'가 떠오르지 않았다. 올해 초 바꾼 기아의 새 로고는 신선했다.

기아 K8 / 사진 = 회사 제공

정면이 저돌적이라면 뒤태는 얌전했다.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가 전·후면부 디자인에 적용됐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앞뒤 반전 매력이 느껴졌다. 측면부의 유선형 캐릭터 라인은 상반된 디자인의 전·후면부를 자연스럽게 이어주고 있었다.

내부에서도 반전 매력을 찾을 수 있었다. 퀼팅 모양의 나파가죽시트 등에선 준대형 세단의 중후함이 묻어났다. 반면 12.3인치 계기반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이어진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세련된 이미지가 연출됐다. 중후함과 세련됨이 어우러진 공간이었다. "실내공간은 일등석 공항 라운지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 과장은 아니었다.

기아 K8/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주행땐 3.5가솔린 엔진의 힘이 전달됐다. 남양주시로 향하는 고속주행로에서 액셀을 밟자 묵직하게 치고 나갔다. 밟는 대로 엔진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니, 차선 변경도 수월했다. 속도가 올라가자 자동으로 등을 감싸주는 운전석의 에르고 모션 시트도 편안했다. 

경쟁상대로 꼽히는 현대차의 그랜저와 비교하면 덩치도 크고 힘도 세다. 이날 시승한 3.5가솔린 모델의 최고출력은 300PS(마력), 최대토크는 36.6kgf·m이다. 반면 그랜저는 3.3가솔린으로,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290PS와 35kgf·m 수준이다. 전장도 K8(5015mm)이 그랜저(4990mm)보다 더 길다. 

기아 K8 / 사진 = 회사 제공

K8이 그랜저보다 덩치가 크다고 연비가 달리는 것은 아니다. 회사 측이 공개한 K8 3.5가솔린의 복합연비는 전륜구동(2WD) 10.6km/ℓ, 사륜구동(AWD) 9.7km/ℓ. 오히려 그랜저 3.3가솔린(9.7km/ℓ)보다 좋은 편이다. 남양주시까지 77.2km를 달린 이날전륜구동 K8 모델의 연비도 10.8km/ℓ가 찍혔다. 가속과 급제동 등 이런저런 성능을 시험해본 시승이란 점을 감안하면 연비는 기대 이상이었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내의 우드그레인(Wood Grain, 나뭇결) 장식이다. 중후한 느낌을 내기 위한 선택이었겠지만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 '가짜 나무'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거기에 우드그레인 위에 새겨진 격자무늬는 개인적 취향에서 멀리 벗어나 있었다. 

기아 K8 / 사진 = 안준형 기자

이날 시승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기아의 준대형 세단의 새로운 탄생이다. 이전 모델인 K7에 얽매일 이유가 없어 보였다. 

시장에선 K8의 경쟁 상대로 그랜저를 꼽고 있다. 하지만 체급, 가격 등 모든 면에서 K8은 그랜저보다 한 수 위였다. 오히려 K8은 과거 단종된 현대차의 아슬란을 떠올리게 했다. 

아슬란은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 급으로 출시됐지만 어정쩡한 포지셔닝에 출시 3년 만에 단종됐다. K8이 아슬란과 달리,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새로운 틈새 시장을 만들 수 있을지 기대되는 이유다.

기아 K8/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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