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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섭發 '무늬만 초고속' 인터넷 논란 어디까지

  • 2021.04.23(금) 11:18

유튜버 폭로 이후 비슷한 이용자 불만 쇄도
KT "가입자 25명 품질 저하, 요금 감면키로"
정부 실태조사 나서, 다른 통신사 불똥 튀어

IT 전문 유튜버 '잇섭'이 불붙인 '인터넷 속도 품질'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KT의 10기가(Gbps) 인터넷 서비스 뿐만 아니라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 요금제들의 속도가 기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이용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인터넷 속도 저하 문제를 들여다보기로 하는 등 실태 점검에 나섰다. 

◆'잇섭'발 10기가 인터넷 품질 논란

KT의 10기가 인터넷 속도 저하 문제를 제기한 잇섭(ITSub)은 구독자 172만명을 거느린 전자제품 리뷰 전문 유튜버다. 그는 지난 18일 유튜브에 'KT빠인 내가 10기가 인터넷을 비추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10기가 인터넷 2년 실사용자'라는 부제를 달았다.

약 12분 분량의 영상에서 그는 "연남동으로 스튜디오를 옮긴 뒤 10기가 인터넷이 10Gbps 속도가 아닌 100Mbps로 서비스 되고 있다는 걸 아주 우연찮게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100Mbps 인터넷 요금은 월 2만2000원으로 10기가 요금의 4분의 1 수준이다.

잇섭은 KT의 품질보장제(SLA) 테스트 화면을 공개하면서 몇가지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에서 10기가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받기에는 원인이 불분명한 오류가 많다 ▲원격으로 1~2분 만에 정상화해 줄 수 있는 문제를 (가입자가 신고하기 전) 공급사 측이 사전에 해결하지 않는다 ▲가입자가 직접 품질 테스트 결과를 보여주며 감액 요청을 하기 전에는 보상을 받을 길이 없다는 것 등이다.

2018년 11월 상용화한 10기가 유선 인터넷 상품은 대역폭이 넓어 쾌적하게 업무를 볼 수 있다. 주로 전문 유튜버나 대용량 파일을 다루는 오피스에서 이 상품을 사용한다. 다만 설비 투자액이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시중에 출시된 유선 인터넷 중 요금이 가장 비싸다. KT의 경우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57억원을 투자했다. 

잇섭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뜨거운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KT가 인터넷 속도를 일부러 늦춘다'는 소비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 현재 이 게시물에 달린 댓글은 23일 오전 현재 총 1만9000개. 다른 IT 커뮤니티에서도 이와 비슷한 문제를 제기하는 이용자들이 나오고 있다. 

"나도 KT 쓰는데 제대로 속도가 안 나오는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출력이 완벽하지 않은 상품을 어떻게 출시할 수 있느냐", "'최대' 10기가라는 말을 장난처럼 쓴다", "과기부에 민원 넣으면 바로 해결해주더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유튜버 잇섭이 측정한 10기가 유선 인터넷 속도 /사진=잇섭 유튜브 영상 갈무리

◆고개숙인 KT…요금 보상은 언제쯤

이 같은 지적이 나오자 KT측은 '작업 중 벌어진 실수'라는 입장이다. KT는 지난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10기가 인터넷 장비 증설과 교체 등 작업 중 고객 속도 정보 설정에 오류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같은 날 구현모 KT 대표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 "많은 분이 KT 인터넷을 사랑해주시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죄송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KT에 따르면 잇섭과 비슷한 문제를 겪은 10기가 인터넷 요금제 사용자는 25명이다. 전국에 약 180여가구가 KT의 10기가 요금제를 사용하는데 이 가운데 14%가 품질 저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상품이 출시된 지 약 2년 5개월이 됐으나 요금이 다소 비싸다보니 가입자가 그리 많지 않다. 

KT는 인터넷 속도 재점검과 동시에 피해를 본 고객들에 대한 보상을 약속했다. 기가 인터넷 중 10Gbps뿐만 아니라 2.5Gbps, 5Gbps 속도 가입자도 점검 및 보상 대상이다. 약 9000가구의 인터넷 속도를 측정한 뒤 피해를 본 고객에게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해 요금 감면을 해주기로 했다.

약관상 속도가 저하된 일수만큼 요금 감면이 이뤄져야 하나 그 이상의 보상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용자들이 단기간 내 피해 보상을 받긴 어려울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보상 방식에 관해선 아직 담당자들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상 시점과 관련해 "국회 의견을 전달받고 보상 시점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만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 KT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이다. KT측은 유튜브 영상이 공개된 나흘 뒤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잇섭의 주장에 따르면 당초 통신 3사 인터넷 CS 업무를 담당한 대행사에 속도 저하 문제를 제기했을 때도 "우리는 정상적으로 신호를 쏴줬다"는 반응으로 일관한 바 있다. 

◆과기부·방통위 점검, SKB·LG U+ 불똥

KT가 대(對) 고객 사과문을 게재한 날 정부는 실태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통신사의 고의적인 인터넷 속도 저하 및 이용약관에 따른 보상, 인터넷 설치 시 절차 등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위반 여부를 중점 점검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괴기부) 또한 국내 현황 및 해외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용약관에 대한 제도개선을 병행 추진한다.

잇섭발 인터넷 속도 논란은 KT 뿐만 아니라 다른 통신사로 확산하고 있다. 방통위와 과기부는 KT 점검 이후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순차적으로 전수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에서 500Mbps 상품도 속도가 100Mbps에 못 미쳤다며 모든 유선 인터넷 상품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의 파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기가 인터넷은 정부가 통신사를 장려하기 위해 시작한 '4차 산업혁명' 관련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다. 자칫 비난의 화살이 정부로 날아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10기가 인터넷 촉진 사업'에 76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업계에선 인터넷 공급사의 속도 저하 '고의성'을 밝혀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통신 3사 인터넷 점검 이후 대부분 통신사들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면 고객 피해 보상 수준이 아니라 과징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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