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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넷플릭스-SKB 소송을 바라봐야 할 프레임

  • 2021.05.12(수) 07:00

망중립성은 콘텐츠 무료·보편 전송을 의미하나
SKB망으로 콘텐츠 전송 요청한 주체 누구일까

'일등석 각 32kg 이하 3개, 프레스티지석 각 32kg 이하 2개, 일반석 각 23kg 이하 2개' 

인천발 뉴욕행 대한항공 탑승시 무료 수화물 규정이다. 항공사는 기내 적재가능 수화물 규정을 철저히 지킨다. 잘못했다간 안전운항에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아무도 규정에 이의제기 하지 않는다. 

이를 인터넷 세계에 적용해 보자. 항공사는 콘텐츠를 실어 나르는 인터넷 유선망 사업자(ISP)가 되고 승객은 콘텐츠 사업자(CP)가 된다. 

인터넷 유선망도 트래픽 처리 한계가 있는 만큼 무한대로 콘텐츠를 실어 나를 순 없다. 과다 트래픽 유발회사에겐 망 이용대가를 받는다. 국내에선 네이버, 카카오 등이 망 이용대가를 내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그런데 유튜브와 함께 국내 ISP 전체 트래픽의 60∼70%를 차지(변재일 의원실 자료)할 만큼 과다 트래픽 유발회사인 넷플릭스는 현재 한 푼도 안내고 있다. 오히려 비용을 낼 수 없다고 소송 중이다.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를 안내려는 명분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망중립성이고, 다른 하나는 오픈커넥트(OCA)라는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시스템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망중립성은 ISP가 개별 회사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의도적으로 느리게 하는 식으로 CP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즉 ISP가 일방적으로 CP를 차단하거나 차별하지 말라는 의미지, 트래픽을 무조건 무상으로 전송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 넷플릭스도 미국내 ISP에게 망 이용대가를 지불 중이다. 넷플릭스 콘텐츠전송담당자가 2014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한 확인서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미국내 ISP인 컴캐스트, AT&T, 버라이즌, 타임워너케이블에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유독 한국에서만 낼 수 없다고 주장하는게 이상하다. 

또 넷플릭스는 오픈커넥트(OCA)라는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를 통해 SK브로드밴드 이용자에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쿄 2곳, 홍콩 1곳에 마련된 임시 서버에 넷플릭스가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이를 SK브로드밴드 망을 통해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즉 넷플릭스는 CDN에 콘텐츠를 갖다 놓은 것뿐이고 SK브로드밴드와 같은 ISP가 망 접속과 데이터 전송 책임을 갖는 만큼, 넷플릭스는 망 이용대가를 낼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봐도 이상하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 서비스 이용자'가 요청할 경우에만 넷플릭스 CDN에서 SK브로드밴드 망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구조다. 넷플릭스 CDN에서 SK브로드밴드 망으로 콘텐츠를 실어달라고 요청한 주체가 넷플릭스 이용자란 뜻이다. 

넷플릭스 주장을 비유하자면, 해외 인터넷쇼핑몰 사업자(넷플릭스)가 한국에 물류센터(CDN)를 만들고선 '우린 주문물품(넷플릭스 콘텐츠)을 물류센터까지만 가져다 놓았는데 한국 택배회사(SK브로드밴드)가 스스로 물류센터에서 주문물품을 빼내 소비자에게 전달했다'는 것과 같다. 

게다가 동일한 콘텐츠라도 SD급과 UHD급은 트래픽 차이가 8배까지 난다. 콘텐츠 해상도 결정권은 넷플릭스 몫이다. 2016년 한국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2018년 유료 가입자가 40만명대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38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간 이용대가 다툼은 현재 국내 법원에서 소송 중이다. 무엇이 경제 정의인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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