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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133조 묻고 38조 더 투자'

  • 2021.05.13(목) 16:58

2년만에 반도체 투자계획 24% 늘려
첨단 파운드리 R&D, 생산라인 건설 '박차'
정부 "세액공제 등 지원" 반도체 핵심국으로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사업 육성을 위해 2030년까지 17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19년 이미 133조원의 투자계획을 담은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계획을 내놨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최근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사태가 벌어지며 각국의 투자 유치 요청이 쏟아자 2년 만에 38조원을 더 얹은 것이다. ▷관련기사: 文대통령 "적극 돕겠다"…이재용 "확실한 1등 하겠다"(2019년 4월30일)

이 같은 삼성의 추가 투자 계획은 정부가 주도하는 'K-반도체 전략'의 주축이 됐다. 정부는 국내에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해 우리나라를 세계 반도체 공급망을 주도하는 핵심국가로 자리매김토록 하겠다며, 시설투자 세액공제 등의 지원과 규제 완화로 호흡을 맞추겠다고 화답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정부는 1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종합 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반도체 제조 중심지 도약 ▲인력·시장·기술 확보 ▲국내 산업 생태계 보호 등의 내용을 담은 'K-반도체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열린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반도체는 국내 제조업 투자의 45%,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제1의 산업"이라며 "최대 규모 투자를 통해 한반도 중심에 세계 최고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가 차원의 반도체 대응 전략은 최근 반도체 기술력 확보 경쟁이 민간 중심에서 국가 간 경쟁으로 격화하자 민관의 종합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나왔다. 특히 백악관이 세계의 관련 기업을 소집해 회의를 여는 등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경쟁이 불거지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민관의 공동 대응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 배경이 됐다. ▷관련기사: 백악관 만난 삼성전자…'R&D 확대에 수혜 가능성'(4월13일)

정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국내 반도체 산업 인프라 투자 유인을 대대적으로 확보하기로 했다. 우선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양산 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반도체 분야에 '핵심전략기술(가칭)'을 신설해 연구개발(R&D)·시설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를 대폭 확대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R&D의 경우 최대 40~50%, 시설투자는 최대 10~20%까지 공제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같은 지원책을 뒷받침하면 반도체 업계 투자가 극대화할 수 있다고 봤다. 반도체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 관련 기업 153곳은 올해 40조원을 비롯해 2025년까지 238조2000억원, 2026년부터 2030년까지 274조1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2030년까지 투자규모는 총 510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K-반도체 전략 개요/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특히 국내 반도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주도권을 더욱 빨리 확보하기 위해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발표 당시 수립한 133조원의 투자계획에 38조원을 추가, 2030년까지 총 17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첨단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정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최근 모든 산업영역에서 전례 없는 반도체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각국 정부가 미래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공급망 유치를 위해 경쟁하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투자 확대는 'K-반도체'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완공될 평택 3라인이 현존하는 최첨단의 기술이 적용된 팹으로, 클린룸 규모가 축구장 25개 크기로 건립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평택캠퍼스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로 최첨단 제품을 양산하는 전초기지이자 글로벌 반도체 공급기지로서의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란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차세대 D램에 극자외선(EUV, Extreme Ultra Violet) 기술을 선도적으로 적용해 나가고, 또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를 융합한 'HBM-PIM', D램의 용량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CXL D램' 등 미래 메모리 솔루션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초격차 세계 1위' 위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국이 줄곧 선두를 지켜온 메모리 분야에서도 추격이 거세다"며 "수성에 힘쓰기보다는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벌리기 위해 삼성이 선제적 투자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도 취약했던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SK하이닉스 박정호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현재 대비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 설비증설,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메모리 위주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는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 비중이 현재 전체 매출에서 2%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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