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북미 공조(공기조화, air-conditioning)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들이 시장 확대를 위해 공통적으로 내세운 것은 에너지 절약 경쟁력을 가진 '고효율 공조솔루션'이다. 에너지 가격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에너지 절약 제품으로 녹여보겠다는 계산이다.
삼성, 에너지 효율 중점 제품 전시
6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북미 최대 공조전시회 'AHR 엑스포'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AHR 엑스포'는 미국 애틀란타에서 6일부터 8일(현지시각)까지 열리는 행사다. 미국 난방냉동공조학회(ASHRAE)가 주최한다.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약 330㎡(약 100평) 규모의 전시장을 마련하고 상업용 공조 신규 솔루션과 시스템에어컨 신제품, 벽걸이형·카세트형(천장형 실내기)의 다양한 친환경 무풍에어컨 라인업을 전시했다.
전시 핵심은 'DVM 하이드로 유닛'이다. 시스템에어컨인 DVM 실외기에 연결하면 냉·난방뿐 아니라 최대 80℃의 온수 공급까지 가능하다. 냉난방에 사용하는 냉매를 이용해 온수를 만들 수 있어 효율적이고, 전기로 동작해 보일러 대비 사용자 부담이 적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냉난방 성능과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고효율 시스템에어컨 'DVM S2 맥스 히트'도 함께 전시했다. 영하 25℃의 온도에서도 난방 성능을 100%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열교환기의 면적을 확대하고, 풍량을 늘린 팬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덕이다.
새로운 MCU(냉매 흐름 방향 제어 장치)를 개발해 연결 가능한 실내기 대수도 기존 6대에서 12대로 확대했다. 외부에 설치된 실외기의 상태와 냉방 패턴을 학습해 기존 대비 약 20% 빠르게 냉방하는 'AI 쾌속냉방 제어'도 적용됐다. 벽걸이형 무풍에어컨도 친환경 기능이 강화됐다. 스마트싱스 에너지 서비스의 'AI 절약 모드'를 새로 적용해 최대 20% 에너지를 절감해준다.
LG전자, 에너지 절감 제품에 부품까지
LG전자는 이보다 더 적극적인 모양새다. 삼성전자 부스의 약 2배 규모인 총 630㎡ 규모에 공조솔루션·부품솔루션 전시관 2개의 부스를 마련했다. 환경친화적인 고효율 제품뿐 아니라 에너지 절약에 효율적인 부품까지 함께 선보인 것이다.
먼저 공조솔루션 전시관에서는 고성능 AI 엔진을 갖춘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신제품 '멀티브이 아이(Multi V i)', 실외공기전담공조시스템(DOAS), 냉난방시스템 히트펌프 '써마브이(Therma V)', 가정용 인버터 히트펌프 온수기, 인버터 스크롤 히트 펌프 칠러 등 2023년형 공조솔루션을 소개한다.
멀티브이 아이는 고성능 AI엔진을 통해 한 공간에 있는 여러 대의 실내기를 각각 자동 제어해 해당 전체 공간의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시켜주는 'AI 실내공간케어' 기능을 갖췄다. 또 사용자가 설정한 에너지 목표 사용량에 맞춰 알아서 운전하거나, 사람이 없을 땐 알아서 절전하고 상황에 따라 냉방 세기를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내 제품의 경우 에너지소비효율은 1등급으로, 16마력 동급 기준 기존 모델인 '멀티브이 슈퍼5' 대비 에너지 효율이 최대 7.2% 높아졌다.
써마브이는 외부 공기를 열교환기를 통해 압축해 냉난방에 사용하는 히트펌프다. 화석연료를 태운 열로 난방하는 기존 보일러에 비해 환경친화적이며 에너지 효율이 높아 최근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부품솔루션 전시관에서는 차별화된 기술을 도입한 인버터 컴프레서 등 다양한 부품을 전시한다. LG전자 인버터 컴프레서 전 제품에는 지구온난화지수(GWP)가 기존 R410A 대비 3분의1~4분의1 수준인 R454B와 R32 냉매를 적용했다. 오는 2025년부터 미국 시장에서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HFC(수소불화탄소) 냉매 감축에 고객이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품이다.
이재성 LG전자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쾌적한 실내 공기질 관리뿐만 아니라 탁월한 에너지 절약 등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고효율 맞춤형 솔루션으로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 공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