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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또 가격급등 희토류, 중국 수출제한까지 하면 '막막'

  • 2023.02.08(수) 17:15

최근 3개월 사이 30% 가격 뛰어
장기화시 국내 업체들 영향 받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희토류 종류인 사마륨(samarium), 네오디뮴(neodymium), 란타넘(lanthanum), 가돌리늄(gadolinium), 세륨(cerium), 프라세오디뮴(praseodymium). / 사진=한국광해광업공단

희토류 가격 상승이 매섭다. 희토류는 스마트폰과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탓에 최근 수요가 급증했다.

최근엔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커졌다. 이에따라 전자, 배터리 등 희토류가 필수인 업계에서는 가격 변동과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 희토류 문제는 몇년전부터 불거졌지만 중국 이외의 생산국 다변화 대안을 찾기 힘들어 고민이다. 

3개월 새 30% 올랐다

희토류는 원소기호 57번 란타넘(La)부터 71번 루테튬(Lu)까지 15개 원소와 21번 스칸듐(Sc), 39번 이트륨(Y) 등 총 17가지 원소를 말한다. 여러 금속에 적은 양만 첨가해도 전기·자기·광학적 성능을 크게 향상시켜 '4차 산업계의 조미료'로 불린다. 또 공기와 접촉해도 변화가 없으며, 열을 잘 전도하는 특성도 있어 첨단 소재의 자질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디스플레이 패널, 스마트폰 등 전자 제품부터 전기차 모터까지 희토류 사용처가 늘면서 가격도 급상승했다. 8일 중국희토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3개월 사이 주요 희토류 가격이 3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코로나 봉쇄를 풀고 경제 활성화에 나서면서 내부 수요가 증가한 영향도 있다.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장은 "최근 중국이 코로나 봉쇄를 해제하고 경제 활성화에 나서면서 희토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동시에 전기차와 스마트폰 등 희토류 수요처는 점점 늘고 있어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산업계에서는 희토류 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된다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당장은 희토류와 같은 핵심 광물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탓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가격 상승이 계속된다면 향후 계약을 체결할 때 비용이 더 올라갈 수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희토류와 같은 핵심 광물은 보통 장기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당장은 가격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다만 희토류는 다양한 전자 제품에 사용되는 광물이라 가격 추이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체들도 현재는 가격 인상분을 완성차 업체에 전가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지만 희토류 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문제가 된다는 입장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오를 경우 아무래도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현재는 희토류와 같은 광물 가격 상승분을 판가에 연동해 완성차 업체들에 전가할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크게 없지만, 앞으로도 희토류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경우 상황이 변할 수 있어 계속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 만지작 

최근 미·중 갈등이 재점화하면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를 다시 꺼낼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중국은 외교적 마찰을 빚을 때마다 희토류 수출을 막는 방법을 사용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금지가 큰 파급력을 갖는 이유는 전 세계 대부분의 희토류를 중국이 생산하고 있어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60%, 가공의 87%를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다른 국가들은 희토류 생산 과정에서 먼지와 중금속, 방사성 물질을 배출하는 탓에 자체 생산을 꺼리고 있다. 

오종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현재 미국, 일본 등에서 희토류를 대체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기술 상용화가 안 된 상태"라면서 "그동안 중국 내 희토류 중소업체들은 희토류 수출 제한 영향을 제한적으로 받았지만, 중국이 2021년 여러 희토류 업체를 통합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정부의 수출 통제가 중장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라고 우려했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막을 경우 이에 대한 대비책도 미비한 상태다. 김 연구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업체들은 아직 중국 외에 대안이 없는 수준"이라며 " 희토류는 현대 산업에서 중요성이 높지만 국내에서는 큰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희토류는 공급망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자체 공급망 확보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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